"이란 정권, 붕괴 가까워졌다"…휘청이는 경제가 국민 분노에 '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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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20-01-1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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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전문가 "미국 경제제재보다 국민 저항에 의해 붕괴될듯"

이란 정권이 곧 붕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의 우크라이나 여객기 오인 격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동안 쌓인 이란 국민의 분노가 폭발, 이란의 체제를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이다. 

1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역임한 제임스 존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정권 붕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이란이 안고 있는 위험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최대 압박' 전략이 아닌, 이란 국민들의 저항에 의해 이란 정권이 곧 무너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이란에서는 지난 11일 정부가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후, 이란에서는 사흘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높은 실업률과 경기침체, 억압적 체제 등 누적된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반정부 시위가 연일 격화되는 분위기다. 

시위대는 "이란 정부는 우리의 적이 미국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우리의 적은 바로 여기 있다"고 외치는가 하면 "무능한 지도자, 지도부는 물러가라", "독재자에게 죽음을" 등의 다소 과격한 내용의 구호를 외쳤다.

이는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를 비판하는 구호로, 엄격한 이슬람체제에서의 최고지도자 비난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존스 전 보좌관은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사고로 대중의 분노가 커지면서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이란 정권은 1979년 이래 가장 취약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상징적 존재인)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사망과 여객기 추락, 대중의 불안이 결합되면서 이란이 정권 붕괴에 가까워지고 있다. 현 시점에서 이 얘기를 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옳지 않을 수 있지만, 이제는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이어 "(2018년 5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탈퇴한 이후 이란 경제가 제재로 인해 비틀거리고 있다. 이는 이란 정권을 더 버티게 할 뿐이다. 가장 위험한 것은 이란 국민들"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솔레이마니 제거 지시는 올바른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존스 전 보좌관은 "솔레이마니 살해는 강력한 발걸음이었다. 이곳은 복잡한 지역이지만, 역사는 이를 옳은 일이었다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의 경제 상황이 얼마나 버텨줄지도 관건이다. 2018년에 이어 2019년 연이어 대폭 강화된 미국의 제재로 이란의 경제성장률은 다시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9년 이란의 경제성장률을 -9.6%로 추산한다. 여기에 이란 경제는 30%대에 달하는 살인적 물가상승률, 화폐가치 급락 등으로 위태로운 상황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이란의 전날 이라크 내 미군기지 공격과 관련, 대국민 연설을 통해 군사력 사용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살인적 제재'로 응수하겠다고 최대압박 전략을 재확인했다.

미국 행정부는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지난 10일 이란 고위 관료 8명을 비롯, 철강·알루미늄·구리 제조업체 등을 제재 대상으로 하는 추가 제재안을 발표했다. 특히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과 정부도 제재할 수 있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권한을 재무부에 부여했다.
 

지난 12일 저녁 테헤란 아자디 광장 주변에 모인 이란 시민들. [사진=트위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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