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북정책' 비난 열 올리는 北매체…미·이란 충돌엔 '관전평'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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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1-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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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대북정책 향한 비난 높아져…통일부·국방부 장관 신년사 저격

  • '미·이란 충돌' 대미 직접 비판 자제···북미 대화 의지 아직 있는 듯

  • 정부 "통미봉남, 선미후담 말할 상황아냐…北 지켜야 선은 지켜야"

북한 대외선전매체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연일 높이고 있다. 반면 미국과 이란 간 갈등과 관련된 직접적인 대미(對美) 비난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지난 11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의 담화로 드러난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북한의 노골적인 대남 비난에 통일부는 “서로 지켜야 할 것은 지켜나가는 노력을 하자”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13일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 고문의 담화에 대해 “따로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북한에 선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또 이번 담화가 ‘통미봉남’의 메시지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 회담 이후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진행되고 있지 않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통미봉남이라고 할지, 선미후남(先美後南)이라고 할지 우리가 말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韓 대북정책 연일 비난 목소리…통일부·국방부 장관 신년사 저격

12일 북한 매체 ‘조선의 오늘’은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은 새해 벽두부터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긴장격화에로 몰라가는 무분별한 군사적 객기를 부리여 내외의 커다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대남 비난 메시지를 전했다.

이 매체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한기 합동참모본부의장의 신년사를 겨냥해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겨레의 지향과 염원에 찬물을 끼얹고 조선반도의 긴장 격화를 불어오는 실로 위험천만한 군사적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북한의 군사활동과 수사적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며 북한의 도발에 대비 확고한 대응태세 마련을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이 매체는 남측 일각에서 제기된 ‘한반도 3월 위기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전날에는 ‘뭇매를 부르는 3월 위기설’이라는 개인 논평에서 “남조선 내부에 나도는 3월 위기설은 극도의 불안과 위기감에 몰린 자들이 제 발 저려 늘어놓는 횡설수설”이라고 꼬집었다.

오는 3월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이뤄지면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일부 학계와 언론의 주장을 겨냥한 목소리다.

이보다 앞선 지난 7일과 8일에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실명을 거론한 대남 메시지도 있었다. 지난 8일 ‘메아리’라는 매체는 통일부를 향해 ‘개점휴업기관’, ‘밥값도 못하는 공밥부’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통일부가 조직개편까지 단행하며 대북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이 매체는 “문 닫은 ‘상점’이 때아닌 ‘상품광고’를 해대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7일 ‘우리민족끼리TV’에서는 김 장관을 거론하며 “민심으로부터 염치도 지각도 없는 핫바지 장관”이라고 표현하고, ‘남북협력 구상’이 담긴 그의 신년사에 대해 “잠꼬대 같은 넋 누리”라고 평가했다.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미·이란 충돌' 대미 직접 비판 자제···북·미 대화 의지 여전한 듯

남측 주요 당국자들의 대북 발언에 대한 북한 매체의 지적이 끊이지 않는 반면 미국을 향한 비난은 비교적 자제하고 있다. 이란 사태를 제3국을 인용해 전달하며 직접적인 대미 비판은 피하는 모양새다.

올해 처음으로 발표된 북한 당국자의 담화에서도 미국보다는 남측을 향한 비난 메시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두고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의지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이 제기됐다. 

김 고문이 담화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가능성에 선을 그었지만, ‘미국이 북측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이라는 전제 조건은 달은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노동신문은 12일 ‘중동 지역 정세가 복잡해지고 있다’는 기사를 통해 미국의 이란 수뇌부 공습 사실을 전달하며 처음으로 ‘살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동안 북한 관영 매체들은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공습 소식을 전하며 ‘사망’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었다.

신문의 ‘살해’ 표현 사용은 이란의 대미 항전 의지를 부각하고, 반미 감정의 설명을 돕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신문은 ‘전문가들의 견해’라는 전제를 달며 직접적인 대미 비난은 피했다. 이는 앞서 중국과 러시아 외교장관의 입을 빌려 미·이란 갈등을 전한 것과 비슷하다. 

신문은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미국의 공습이 중동지역에서 이란의 지위를 압박하고 그 영향력을 약화하려는데 목적이 있었으며 그것이 이란의 한계선을 건드린 것으로 된다고 평하였다”고 전했다.

이어 “이 사건을 계기로 이란에서 반미감정이 증대되고 있다”며 “이란의 미사일 공격 이후 미국은 새로운 대이란 제재를 발표하였다. 급격히 악화하는 중동지역의 사태발전을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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