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유서비스 업계가 몰락하는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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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 기자
입력 2020-01-0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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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신없는 혁신, 기존 사업영역의 틈새시장만 노려

  • 내수경기에 의존한 사업, 글로벌 경기하강 국면에 함께 침체

  • 너도나도 진출에 과당 경쟁과 무리한 사업 확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혁신과 창조의 상징이었던 공유경제서비스가 흔들리고 있다. 공유경제 업계의 대표적 기업이었던 우버, 위워크, 에어비앤비의 아성이 연이어 무너지고 있는 탓이다.

가장 곤경에 빠진 곳은 공유오피스로 유명한 위워크다. 무리한 사업확장과 방만경영으로 인해 시장의 원성이 높다. 지난해 매출이 2배 이상 올랐지만 기업가치는 되레 70% 이상 하락했다. 위워크는 최근 파산위기까지도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차량공유서비스인 우버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직전 분기의 영업익이 1조35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 연말 역대 최대 손실액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에는 다소 주춤했지만 대규모 감원과 이미지 하락 등 계속해서 역풍이 이어지고 있다.

에어비앤비의 사정도 녹록치 않다. 에어비앤비의 덩치가 커지면서 영국, 독일 등 각국의 숙박업계와 지속적인 마찰을 빗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숙박시설 공유라는 특성상 연이은 사고도 터져나오고 있다. 몇 차례 불미스런 사고가 발생하더니 지난 해 핼러윈 기간에는 애어비앤비 내 파티하우스 숙박자가 5명이 사망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에어비앤비는 즉각 파티하우스 임대를 중지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미 싸늘해진 여론은 좀체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한때 4차산업혁명의 총아로 떠올랐던 글로벌 공유서비스 기업들이 이처럼 한꺼번에 위기에 몰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이 공유경제의 기본정신을 훼손하고 이윤에만 치중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위기의 원인으로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원인은 크게 3가지다.

첫째, 사실 상 공유경제가 ‘혁신’ 없는 ‘혁신’이라는 지적이다. 기존 사업영역의 틈새시장만 노려 사업을 확장하면서 이윤을 챙겼기 때문이다. 이는 공유경제 사업모델이 기존 서비스업을 업그레이드한 것 일뿐 새로운 영역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버는 각국의 택시업계와 위워크는 기존 오피스 임대업, 에어비앤비는 호텔과 숙박업계와 규모의 경제에서 사투를 벌이는 이른바 '약탈경제'​ 형국을 보이고 있다.

둘째, 내수 경제에 의존한 서비스업이라는 한계도 위기의 원인으로 꼽힌다. 서비스업의 특성상 글로벌 경기하강 국면에 함께 소비침체는 공유경제 업체의 업황에도 영향을 미친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시장 점유율을 높였지만,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낸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존 서비스업과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셋째, 과당경쟁과 무리한 사업 확장이다. 공유경제 서비스가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업체가 대형화, 글로벌화 되다 보니 과도한 이윤에 집착했다. 또 같은 유사업체가 연달아 생기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에어비앤비의 성장으로 수많은 에어비앤비 동종 사이트가 생겨나고 있으며 위워크 또한 각국의 토종 브랜드와 경쟁에 내몰렸다.  이처럼 기존 서비스 영역이 '레드오션'으로 변하자 우버는 최근 항공택시업까지 진출까지 선언하며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했다.

◇공유의 본질은 어디로?···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존 기업과 같아 

“공유경제는 이윤의 부스러기를 나눠먹는 가혹한 노동 형태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쉬(Robert Reich) UC버클리 공공정책 대학원 교수는 현재의 공유경제 서비스의 상황을 이 같이 묘사했다. 그는 공유경제 업체가 대형화 되면서 오히려 (특히 미국 사회에서) 소득, 재산 불평등이 심화되고 일자리가 줄어들며 중산층이 무너져 모두가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노동 형태, 새로운 업종이 나왔지만 서비스업이 이제는 개별적인 업무로 쪼개져 노동자들에게 (소비자가) 필요할 때 할당되고 있고 노동자들의 노동은 극대화되면서 일의 대가는 수요의 변화에 따라 정해진다는 설명이다.

즉, 소비자들이 서비스와 재화를 이용하고 지불하는 요금 가운데 가장 큰 몫은 플랫폼 업체가 가져가고 노동자들은 자잘한 부스러기를 나눠갖는 경제(share-the-scraps economy)을 나눠 받으며 부의 불평등은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공유경제는 지난 2008년 미국 하버드대 법대 로런스 레식 교수가 처음 사용한 말이다. 그는 공유경제를 상업경제와 공유경제로 나누고 순수한 의미의 공유경제는 일반적으로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력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 방식을 말한다고 정의했다.

초장기 공유경제는 핵심가치 요소로 협력, 나눔, 신뢰, 연대 등 사회적 기업의 특성을 띠었다. 이에 많은 소비자가 환호했으며 지역사회나 특정 공동체를 구성하는 구성원의 이익을 위해 공동의 가치를 추구한다는 특징을 가졌다. 

하지만 공유서비스가 확산하면서, 사회적 가치 부부은 사라진 채 기존 기업들의 운영원리를 따라가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유경제의 이제 개념은 사라졌으며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가 존재할 뿐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위워크, 우버 등의 몰락은 경영상의 문제점으로 새로운 업체가 이를 대체할 뿐 이를 사회적 기업 가치와 공유경제 초장기 개념과는 분리해서 봐야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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