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은행 '위기의 새해'…마이너스 금리에 IT 기업 도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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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1-0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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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익성 악화 계속되는 가운데, 라인 등 IT 업체를 페이 앞세워 업계 파이 키워

일본 은행의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지속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심화하는 한편 IT 업체들의 도전도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2020년 은행에는 2개의 큰 파도가 덮친다"면서 마이너스 금리와 IT 금융서비스를 가장 큰 도전으로 꼽았다. 신문은 "은행 업종 내 생존을 건 경쟁에서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가 태어나는 해가 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일본은행(BOJ)은 지난달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금통위에 해당)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등 현재의 양적완화정책 지속을 결정했다. 단기 기준금리를 -0.1%로 정하고 있으며 장기금리를 제로(0)로 유도하는 장단기금리조작 정책을 취하고 있다. 

이처럼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계속될 경우 전통적 수익원이던 예대마진도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쓰비시UFJ, 미쓰이스미토모, 미즈호, 리소나, 미쓰이스미토모 트러스트 등 5대 일본 은행그룹의 2018년 4월~2019년 3월간 영업이익은 전년도 대비 13.2% 감소한 1조7916억엔으로 집계됐다. 이들 5대 은행그룹의 전체 영업이익은 4년 연속 줄었다. 향후 발표되는 2019년도 영업이익은 더욱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존 영역에서의 수익이 줄어든 것은 물론 인터넷 뱅킹 고도화 등에 따라 투자 비용은 빠르게 늘고 있어 은행들 사이에서는 "은행 면허를 반납하고 싶다"는 앓는 소리가 나오고도 있다고 일본 현지 언론은 전했다. 

반면 광대한 데이터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IT 기업들의 금융업 진출 확대도 은행들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알리페이가 이미 생활 곳곳에 관련된 대부분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가운데, 야후를 운영하는 Z홀딩스와 라인이 목표로 하는 ‘슈퍼앱’ 역시 비슷한 형태로 금융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야후와 라인 고객은 단순 합산으로 1억명이 넘으며 이들은 이미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인 ‘페이페이’와 ‘라인페이’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이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거대한 고객 데이터베이스는 금융업에서 IT 기업의 약진이 빨라지도록 하는 든든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페이페이와 라인페이는 결제뿐만 아니라 급여이체, 금융상품 구매까지 서비스 범위를 넓힐 경우 금융업계의 판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일본의 지방은행들의 경우에는 클라우드 회계 서비스를 통해 거래기업들의 데이터를 얻고 있지만, 이렇게 될 경우 IT기업에의 의존성이 더욱 커지는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은 향후 일본은행들의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일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0월 현재 은행들이 은행계좌에서 스마트폰 결제서비스를 위해 충전에 부과하는 수수료와 가계부 앱들에 계좌 정보를 제공하면서 받는 '오픈 API' 수수료 등이 정당한지에 대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일본 공정위가  은행의 현재 수수료 징수 시스템이 우월한 지위를 남용하여, 기술혁신을 방해한다고 판단할 경우 독점금지법 등에 따라 시정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은행들이 받는 수수료 수익도 크게 줄어들게 된다. 최종 결과 발표는 올해 3월에 있을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공정위의 판단 등이 이뤄지는 2020년이 일본 은행들 운명을 결정하는 또다른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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