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아주경제 10대 뉴스-재계] 일본수출규제 전화위복ㆍ1·2세대 거목 잇달은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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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신수정/김지윤 기자
입력 2019-12-2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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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대한민국 재계는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다. 일본발 수출규제는 물론 각종 인수·합병 이슈와 한 시대를 풍미했던 1·2세대 재계 거목들의 타계로 숨 가쁜 한해를 보냈다. 

전자업계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로 시작된 반도체 생산 위기로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일본의 수출 규제는 기술독립 필요성을 환기하는 등 국내 산업의 취약점을 깨닫는 기회가 됐다. 

자동차업계는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파업을 강행했다. 항공업계는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타계와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슈로 이례적으로 바쁜 한해를 보냈다. 중공업업계에선 인수합병으로 인한 '빅2' 체제 재편이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또한 LG화학은 올해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전쟁'을 벌였다. 

△조양호·김우중·구자경 별세...재계 '큰 별' 지다
올해는 유난히 한국 경제의 기틀을 닦은 1·2세대 기업인의 타계 소식이 많았다. 지난 4월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작고 소식을 시작으로, 지난 9일 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지난 14일 고 구자경 LG명예회장이 연이어 별세했다. 조 전 회장은 1974년 12월 대한항공에 입사한 이래 항공·운송사업 외길을 45년 이상 걸어온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김 전 회장은 만 30세인 1967년 대우를 설립한 후 1999년 그룹 해체 직전까지 자산규모 기준으로 현대에 이어 국내 2위의 기업을 일군 대표적인 1세대 기업인이다. 구 명예회장은 구인회 창업회장의 장남으로 1970년부터 25년간 그룹의 2대 회장을 지냈다. LG를 글로벌 기업으로 일궈온 1.5세대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일본 수출규제 강화...소재 장비 국산화 바람
일본은 지난 7월 한국에 대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관련 핵심 3개 품목 수출심사를 강화했다. 이어 8월에는 한국을 수출우대국에서 제외하는 등 양국간 갈등이 확대됐다. 이로 인해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업들에서는 핵심 품목의 일본 의존도가 높아 국산화에 박차를 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R&D) 투자전략 및 혁신대책'을 수립하고, 3년 동안 5조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등은 수입처 다변화 및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LG화학-SK이노베이션 배터리 전쟁
올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전쟁도 시작됐다. LG화학은 지난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침해 혐의로 고발했다. LG화학은 국내에서도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직업선택의 자유라고 맞서는 동시에 10월 국내 법원에 LG화학의 9월 소송을 철회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양측 모두 쉽게 물러나지 않을 기세로, 배터리 소송전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통합...'한국조선해양' 탄생
올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병하면서 거대 조선사인 한국조선해양이 탄생했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2월 대우조선해양 인수후보자로 현대중공업이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인수 구조는 현대중공업을 조선합작법인(중간지주)과 현대중공업(사업법인)으로 물적분할하고,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조선합작법인에 현물출자해 조선합작법인의 신주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7월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유럽연합(EU)과 중국, 싱가포르, 일본 등 6개국에서 본격적으로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으며 지난달 카자흐스탄에서 첫 승인을 받았다. 6개국의 기업결합심사에서 모두 승인을 받을 경우 인수 절차는 마무리된다.

△아시아나항공 매각...HDC그룹 품에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 매물로 나왔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3월 감사보고서에 '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한 한정' 의견을 받으면서 기업의 위기는 수면위로 올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매각을 저지하려 노력했지만 막대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했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의 품에 안기게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주도권이 창립 31주년 만에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HDC그룹으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금호산업과 우선협상대상자인 HDC는 최근 우발채무 손해배상 한도를 구주 가격의 9.9%로 합의했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1.05%의 가격이 3200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손해배상 한도는 약 317억 원이다. HDC그룹이 손해배상 형태로 돌려받을 수 있는 배상액을 확정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연내 매각 가능성도 커졌다. 

△新폼팩터 '폴더블폰'의 등장
그동안 시장의 관심이 높았던 접는 폴더블폰이 올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힌지결함 논란 등으로 한차례 출시를 연기하는 등 우여곡절끝에 삼성전자가 지난 9월 세계 최초로 테이프를 끊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은 전세계 30여개국에 출시되며 완판행진 기록해 성공적 데뷔전을 치렀다. 침체에 빠져있던 스마트폰 시장을 새롭게 견인하는 모멘텀이 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화웨이, 모토로라 등이 관련 신제품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삼성-LG TV 전쟁...비방광고 잇달아 
올해 글로벌 TV 시장 1, 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전쟁이 치열했다. 양사간 신경전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서 발발했다. LG전자가 8K 기준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면서 양사의 진흙탕 싸움이 시작됐다. 양사는 국내에서 나란히 8K 기술 설명회를 열고 8K 화질 기준에 대한 이견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계속 되는 LG전자의 공격에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등 적극 반격에 나서기도했다. 또한, 양사는 주요 마케팅 채널이 된 유튜브에서도 진흙탕 싸움을 이어갔다. 삼성은 LG 제품의 '번인' 현상을 지적하고, LG는 삼성 제품을 깎아내리는 비방 광고를 잇달아 공개했다.  

△자동차업계 고질적 '파업' 갈등 
자동차업계는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파업 이슈로 진통을 겪었다. 이달까지 파업이 겹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간 생산량이 400만대를 미달할 가능성이 커졌다. 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차 노조는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위한 연말 파업에 들어갔다. 특히 르노삼성차는 닛산 로그 신형 물량을 놓치면서도 올해 들어 두 번째 파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지엠은 창원공장 도급업체 비정규직 계약 해지를 둘러싸고 갈등이 커지고 있고, 현대차도 최근 불거진 울산공장 와이파이 사용 문제를 두고 노사가 대치 중이다. 노사 대치상황은 해를 넘겨서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전자업계...'신가전' 부흥기 
의류관리기, 뷰티기기, 건조기, 무선청소기 등 이른바 신가전이 올해 가전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LG전자가 기존에 없던 다양한 신가전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했다. 대표적인 것이 의류 관리기 'LG 트롬 스타일러'다. LG 스타일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이어 삼성전자도 '에어드레서'를 국내외에서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코웨이 등 중국 업체도 가세했고, 의류관리기 렌털 서비스도 확대됐다. 또한 LG전자는 올해 뷰티기기 'LG 프라엘 플러스'를 출시하며 본격 '홈케어' 시대를 열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1월까지 올해 품목별 매출액을 전년동기와 비교한 결과 의류관리기는 75%, 뷰티기기는 110% 성장했다. 이외에도 양사 대용량 건조기, 물걸레 부착 무선청소기 등 다양한 신가전 출시해 가전 트렌드 새롭게 써내려 가고 있다.  

△LG화학‧GS칼텍스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 측정 기록 조작
화학업계에서 배출농도 측정 기록 조작 논란이 불었다. 지난 4월 여수산단에 위치한 LG화학‧한화케미칼‧GS칼텍스‧롯데케미칼 등 다수의 기업들이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 물질인 먼지‧질소산화물·황산화물 등의 배출농도를 속여왔다는 것이 밝혀진 것. 이들 업체는 강화된 환경규제에 맞춰 친환경 설비 투자를 늘리고, 피해를 본 주민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진 = 아주경제 그래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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