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인터넷은행 출범…중금리 활성화 기대

토스뱅크, 재수 끝에 예비인가 획득

자본안정성·지주사 전환 문제없어

중신용 개인·소상공인 고객에 집중

토스뱅크의 예비인가로 제3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하면서 중금리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인가 과정에서 인정받은 토스의 '혁신성'이 시장의 메기효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가 이끄는 컨소시엄의 토스뱅크가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 인가를 받았다. 재수생인 토스뱅크는 혁신성과 포용성, 안정성 등 모든 면에서 준비 상태가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토스뱅크는 조만간 공식 준비법인인 '한국 토스 은행 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하고, 본인가를 위한 준비를 시작할 계획이다. 토스뱅크의 최대 주주는 의결권 기준 지분 34%를 가진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다.

여기에 KEB하나은행과 하나투자증권, 중소기업중앙회, 이랜드월드 등이 각각 지분 10%를 보유하는 2대 주주로 참여한다. SC제일은행(6.67%), 웰컴저축은행(5%), 한국전자인증(4%) 등도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알토스벤처스와 굿워터캐피탈, 리빗캐피탈 등 토스의 기존 투자사도 참여하는 등 주주 구성이 다양하다.

토스는 이런 주주 구성으로 지난 5월 고배를 마셨던 '자본 안정성' 우려를 완벽하게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창호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은 "지난 5월 심사에서는 토스 뱅크의 지배주주 적합성, 자금 조달 안정성 등이 미흡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번에는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 하나투자증권, 중소기업중앙회 등 안정적인 기관 투자자가 참여하면서 자본조달 안정성 우려가 해소됐다"고 말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제3 인터넷 전문은행 등장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이 금융업계에 다시 새바람을 불러일으킬지 여부다.

토스뱅크는 금융소외계층에 최적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전통 금융권에서 소외당했던 중신용 개인·소상공인(SOHO) 고객에 집중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또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의 1600만 가입자와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전략 주주의 방대한 고객군을 기반으로 월급 가불 대출, 신용카드 미소지자 할부 서비스 등 혁신 금융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토스뱅크의 출범으로 중금리 대출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1·2호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2017년 은행업을 시작했지만,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실현해 애초 취지에 어긋나는 결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두 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해결되고 경쟁자인 토스뱅크의 출범으로 중금리 대출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윤 국장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자본확충 문제가 있어 중금리 대출 비중이 작았지만 관련 문제가 해결되면서 인터넷 전문은행이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토스뱅크도 중신용자에 대한 중금리 대출 시장에 많은 비중을 둔다는 사업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토스의 급성장으로 인한 지주사 전환 우려는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토스뱅크가 '슬로 성장'을 목표로 하는 사업계획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윤 국장은 "토스뱅크는 출범 2년 내 자산 성장 목표를 3조3000억원으로 잡았다"며 "카카오뱅크와 같은 급성장이 아니라 슬로 성장을 목표로 잡은 만큼 지주사 전환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토스뱅크가 급격히 성장해도 출자지분이 총자산의 50%를 넘어야 하고 총자산이 5000억원을 초과해야 한다"며 "토스뱅크의 사업계획에 따르면 카카오가 성장하는 것에 비해 27% 성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창호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이 16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융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