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英총선 압승...'브렉시트 완수'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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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19-12-15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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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존슨 총리 이끄는 보수당 압승...브렉시트 탄력받나

  • 추진력 얻은 영국...완전한 이별까지 무역 협상 등 난제 산적

  • EU 정상들, 영국과 무역협상 앞두고 난관 예상 경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거대한 도박'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안도하긴 이르다.

완전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첩첩산중이다. 과반수를 확보함으로써 브렉시트 합의안을 의회에 통과시키기 위한 추진력은 얻었다. 그러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내년 말까지 과도기 동안 EU와 협상해야 할 난제가 산적해 있다.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압승...브렉시트 탄력받나

'브렉시트 선거'로도 불렸던 영국 조기 총선은 보수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존슨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은 364석을 확보했다. 영국 하원 의석수는 총 650석으로, 과반수인 326석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에 피로감을 느끼는 많은 유권자가 보수당을 향해 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했다. 존슨 총리가 이번 선거에서 내세운 슬로건이 표심을 자극한 셈이다. 그는 '브렉시트 완수(Get Brexit Done)'를 주장했다.

과반을 넘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보수당은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브렉시트 합의안은 물론 주요 정책을 담은 입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킬 수 있게 됐다. 브렉시트 단행을 위한 존슨 총리의 행보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앞서 존슨 총리는 보수당이 승리하면 크리스마스 전 브렉시트 합의안을 하원에 제출해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당초 예정대로 오는 1월 말 EU 탈퇴를 단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진력 얻은 영국...완전한 이별까지는 무역 협상 등 난제 산적

물론 영국이 EU와 '완전한 이혼'을 하기까지는 적잖은 걸림돌이 남아있다. 브렉시트가 된다고 해서 영국과 EU가 바로 단절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외신들이 "브렉시트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라며 브렉시트 완수까지 존슨 총리가 풀어야 할 난제가 많이 남아있음을 경고한 이유다.  

당장 경제적·사회적 충격을 막기 위해 영국과 EU는 오는 2020년 말까지 무역 협상, 분담금 등 새 미래관계를 논의해야 한다. 이 기간에 자유무역협정(FTA) 등 새로운 협정안도 마련해야 한다.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영국과 EU가 이혼 후 어떤 관계를 유지할지 합의하기까지 11개월이라는 시간이 빠듯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협상이 더뎌질 경우 영국 정부가 2020년 7월 1일까지 EU에 전환 기간 연장을 요청할 수 있다. 양측이 동의한다는 것을 전제로 전환 기간을 1~2년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다. 

다만 존슨 총리는 선거 이전부터 전환 기간 연장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2020년 안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 설사 그러지 못하더라도 EU와 분리하겠다는 것이다. '노딜(합의 없는) 브렉시트'도 감수하겠다는 것.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영국 언론은 합의가 무산되고 과도기 연장마저 불발되면 영국이 2021년 1월 1일 '노딜 브렉시트'로 내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존슨 총리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무역 협상'이다. 브렉시트 찬성진영은 EU를 상대로 한 영국의 무역적자가 크다는 이유로 독자적 자유무역 협상을 계속해서 촉구해왔다. 영국에 자동차, 명품 등을 수출하는 EU 국가들은 영국과 개별적으로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것을 꺼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보수당은 3년 이내에 FTA를 통해 전체 통상의 80%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제시했다. 영국 정부는 EU와 새로운 무역협정을 협상함과 동시에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과도 FTA를 추진할 예정이다. 

반면 브렉시트 반대진영은 EU로 구성된 무역 공동체를 버릴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영국의 대(對) EU 수출액이 국내총생산(GDP)의 13%에 달한다는 이유에서다.

◆EU 정상들, 영국과 무역 협상 앞두고 난관 예상 경고

EU 정상들은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며 영국 총선 결과에 환호했다. 하지만 동시에 무역 협상을 앞두고 EU는 영국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EU는 영국과의 무역 협상 등 미래에 대한 설계는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집권에 성공한 존슨 총리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 EU와의 무역 협상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을 경고한 셈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야심찬 무역 합의를 원한다면 야심차게 규제를 수렴해야 할 것"이라며 "철저히 준비하라"고 경고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역시 "무관세, 무쿼터, 무덤핑이라는 우리의 목표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미국이 체결할 새로운 무역협정이 이득이 될 것"이라며 환호했다. 앞서 외신은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브렉시트가 닮아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무역 적자가 크다며 독자적 자유무역 협상을 촉구하는 브렉시트가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와 흡사하다는 이유에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보수당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존슨 총리가 이끄는 영국 보수당은 전날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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