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엔젤투자 받고 각 분야 전문가 내편으로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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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19-12-1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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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넥스트드림엔젤클럽, ‘제2회 NEXTDREAMS DAY’ 개최

  • 투자자-투자사 성과 공유하며 네트워킹

  • “딱딱한 투자 떠나 함께 모여 만든 시너지가 더 큰 가치”

“넥스트드림엔젤클럽의 투자는 기관 대 기관의 딜이 아닌 여러 명의 개인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결정이라는 조언을 들었다. 그 말이 가슴을 울렸다. 오늘 패밀리데이에서 내 편이 이렇게 많구나 하는 걸 다시 느낀다. 큰 위안이 된다.”(이재원 얼리슬로스 대표)

지난 10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는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투자은행(IB), VC, PE 등 금융권 직원과 변호사, 변리사, 기업 최고재무관리자(CFO) 등 5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각 분야 전문직으로 구성된 넥스트드림엔젤클럽이 투자한 기업과 클럽원‧투자자가 모여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네트워킹하기 위해 마련된 ‘NEXTDREAMS DAY’ 현장이었다.

넥스트드림엔젤클럽의 두 번째 패밀리데이였던 이날은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반 스마트디퓨저 개발사 피움랩스, 사내식 정기배송 및 무인신선식품냉장고 개발업체 그랜마찬, 크리캣팡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 제작사 유니드캐릭터, 모바일 설문조사 및 인공지능 보고서 서비스 포켓서베이 개발사 얼리슬로스가 참여했다.

행사는 시종일관 양방향 소통으로 진행됐다. 태성환 넥스트드림엔젤클럽 회장은 올 한해 클럽의 성과와 비전을 클럽원과 공유했고, 클럽원 개개인은 자신을 소개하며 네트워킹 시간을 가졌다. 네 곳의 투자사와 소통하는 방법으로는 패널 토크를 선택했다. 형식적인 발표를 통한 정보 전달이 아닌 사업 성과를 소개하고,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였다.
 

지난 10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제2회 NEXTDREAMS DAY’에서 패널 토크가 진행되고 있다.[사진=넥스트드림엔젤클럽]


태성환 회장(태) : 피움랩스는 투자할 때만 해도 프로토타입 단계였는데, 와디즈 펀딩을 진행하고 시제품도 나왔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나.

김재연 피움랩스 대표(김) : 창업 전에는 액셀러레이터 안에서 가정을 세우고 검증하는 작업만 했다. 실제 시장에 나가면 소비자가 제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기대되면서도 불안했다. 지금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 조금씩 스마트 디퓨저 후기가 올라온다. “아, 내가 생각한 제품이 소비자에게 이렇게 받아들여지고 있구나” 하는 것을 보고 있다. 기쁘고 신나는 시간이다.

태 : 유니드캐릭터는 해외출장이 많다고 들었다.

송민수 유니드캐릭터 대표(송) : 올해는 해외 애니메이션 페어에 자주 다녔는데, 얼마 전에는 남아공 아프리카 방송전에 국내 애니메이션사 최초로 참석했다. 인도에서는 배급사만 선택하면 되는 상황이데, 예상 못 했던 중국에서도 반응이 좋아 애니메이션 공동제작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

태 : 얼리슬로스는 패밀리데이에 참석한 IBK 창공의 성공 사례로도 꼽히고 있다. 내년 계획은 뭔가.

이재원 얼리슬로스 대표(이) : 올해 1월 IBK 창공에 입주할 당시 직원이 4명이었는데, 지금은 14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올해만 800% 성장했다. 데모데이를 통해 넥스트드림엔젤클럽도 만나 좋은 투자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현재 130개 기관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CJ나 홈플러스 등 대기업에서도 서비스 문의를 하고 있다. 내년 2~3분기에는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준비할 예정이다.

태 : 그랜마찬은 올해 나름대로 아픈 부분도 있었다.

구교일 그랜마찬 대표(구) : 4개의 딜을 진행했는데, 모두 마지막 계단에서 엎어졌다. 네이버, 카카오 등에도 사내 배송을 했지만, 지금은 우리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한다. 영업을 늘리지 않고 무인신선식품냉장고를 늘려가는 방향이다. 무인판매기 30~40대를 깔 수 있는 자금을 신용보증기금 통해 확보했다. 내년에는 조금 더 좋은 아웃풋을 내겠다.

태 : 신선식품 판매기를 모형 상으로만 보고, 시중에 깔린 모습을 아직 못 봤다. 내년에 무인판매기가 깔리면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구입해 먹었는지 알 수 있는 데이터가 수집된다. 개인적으로 내년이 기대된다. 점프업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피움랩스는 미국과 한국을 왕래하면서 마케팅을 하고 있다. 내년은 어디에 비중 두려고 하나.

김 : 한국이 미국보다 시장 규모가 작지만, 빠르게 반응한다. 시장 규모는 100분의 1 규모지만, 판매량은 5분의 1도 차이 안 났다. 서울에서 연구개발을 진행해 먼저 제품을 론칭하고, 미국에서 판매하는 계획으로 바꿨다. 미국에선 아마존을 통해 판매하려 한다. 내년은 무조건 '매출 매출 매출'이다. 회사 밸류는 결국 매출이고 고객에서 나온다고 본다. 향료 제조사와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그 데이터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데이터를 확보하려고 한다.

태 : 비슷한 질문을 얼리슬로스에 하고 싶다. 내년 매출은 어느 정도 예상하나.

이 : 지금까지 마케팅을 한 번도 안 했지만, 월 매출 1000~1100만원씩 꾸준히 나오고 있다. 작아 보일 수도 있지만, 이미 서비스는 완성돼 있고 제조업과 달리 생산비용이 없어 강력한 레버리지 효과를 발생시킨다. 내년에는 29~39억원의 매출을 예상한다. 투자한 기관에 할 수 있는 최고 보답은 배당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배당을 생각 중이다. 이만큼 돈 벌 수 있다고 입증하고, 내후년에는 치고 달릴 예정이다. 투자해주신 분들에겐 한 달에 한 번씩 주요 기관과의 계약 내용을 업데이트할 거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이 있으면 계속 요청 드리겠다. 잘 챙겨 달라.

태 : 넥스트드림클럽과 함께 하면서 업체 입장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을 거다. 평소에는 말을 잘 못 하니 이런 자리에서 말해 달라. 네트워킹, 후속투자, 판로개척, 법률 자문 등 어떤 부분이든 좋다.

구 : 오프라인에서 사업하지만, 온라인 판매도 이어갈 생각이다. 건강식, 간편식 위주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인데, 언제나 첫 사용자가 돼 주었으면 한다. 주변 지인이나 공간 사업을 하는 분들도 저희와 연결해주면 감사하겠다.

송 : 매일매일 전쟁터라는 생각이 든다. 클럽의 투자는 도와주는 사람도 없는 상황에서 받게 된 보급품 느낌이었다. 오늘 같은 날이 좋다. 딱딱한 투자를 떠나서 이런 사람들과 시너지를 모아 더 큰 가치가 생기는 것 같다. (스타트업을 포함해) 다들 성장하지 않나. 넥스트드림엔젤클럽이 인간적이고 끈끈한 클럽으로 성장하면 좋겠다.

김 : 클럽 첫 투자를 받으면서 오랜 시간을 함께 했다. 투자한 클럽원이 직접 우리 제품을 구매하고, 강아지와 인스타그램 인증샷을 올려주기도 했다. 단순히 투자금을 받은 것 이상으로 감사하다. 함께 기대하고, 같이 키워나갈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이 : 클럽에서 투자한다고 했을 때 제가 “싫은데요?” 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래도 태 회장님이 찾아오고, 식사도 하고 끊임없이 설득해줬다. 우리 내부에서는 이 투자를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걱정을 많이 했다. 네임 밸류 있는 곳에서 투자받을 수 있는데 왜 엔젤투자를 받느냐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지금은 내 편이 이렇게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잘한다고 칭찬만 들었다. 저도 사람이라 실수를 하는데, 아쉬운 점이 있으면 알려 달라. 여러분의 질책을 부탁한다.


태성환 회장은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확장되는 방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1월부터 개인전문투자자 제도가 시행됐고, 내년부터는 기업성장투자기구(BDC)가 도입되는 등 자본시장 제도 개편이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권 및 전문직 현직자로 구성된 넥스트드림엔젤클럽이 민간 투자부문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그는 예측한다.

태 회장은 “좋은 스타트업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가면서 유능한 전문가들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며 “넥스트드림엔젤클럽이 이들을 위한 전문가들의 집단지성 기반 엔젤투자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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