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칩 2위 ‘프링글스’···홀로 ‘친환경’ 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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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9-12-09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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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재활용 대책 마련, 국내선 나몰라라

 

테라사이클과 손잡은 영국 프링글스 재활용 프로그램 홍보 포스터.[사진=테라사이클 홈페이지]



국내 시장서 가장 성공한 수입 과자 브랜드 ‘프링글스’가 친환경 대책 마련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환경부가 내놓은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 등에 따르면 프링글스 용기는 재활용이 어려운 일반 쓰레기에 속한다. 뚜껑은 플라스틱, 겉면은 종이(펄프), 내면은 폴리에틸렌(PE), 바닥은 알루미늄 소재로 혼합재질이기 때문이다.

프링글스 용기를 재질별로 분리 배출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현 용기는 소비자가 하나하나 뜯어서 버리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군부대에서 프링글스를 버릴 때 ‘분리수거의 해부학을 배우는 기분이었다’는 소비자 후기도 종종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게다가 용기에 다른 오염물질이 묻었다면, 프링글스는 현행법상 일반 쓰레기로 버리는 것이 맞다. 종량제 봉투에 담겨 소각 또는 매립된다는 얘기다.

2017년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 리사이클링협회의 사이먼 엘린(Simon Ellin)도 “프링글스는 재활용하기 가장 어려운 품목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환경부는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재활용 비율을 70%로 높이고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50% 이상 줄이는 것을 주요 계획으로 삼고 있다. 플라스틱, 비닐봉투 등 썩지 않는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프링글스 용기는 이 같은 환경부 대책에 맞지 않는 셈이다.

영국 켈로그는 프링글스 용기 재활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개선 작업에 나섰다. 세계적인 친환경 업체인 ‘테라사이클(TerraCycle)’과 업무협약도 맺었다.

테라사이클은 재활용하기 어려운 재료를 소비자에게 무료로 수거해 친환경 제품으로 탈바꿈 하는 전문 회사다. 테라사이클에 따르면 프링글스의 경우 플라스틱 뚜껑을 재활용 가능한 작은 알갱이로 펠릿(pellet) 화한다. 알루미늄 부분은 제련 작업을 통해 다른 응용 분야에 사용한다.

국내에서도 아모레퍼시픽과 락앤락, 더바디샵 등이 테라사이클과 손잡았다.

정작 국내 프링글스 수입을 맡는 농심켈로그는 아직까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프링글스는 현재 국내 감자칩 시장 2위다. 1999년 농심과 켈로그의 합작사인 농심켈로그가 국내에 출시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과 업계 추정치 등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0여년간 프링글스 연 매출은 꾸준히 5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농심켈로그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재활용 관련해서는 아직 별다른 방침을 정한 것이 없지만, 논의하는 대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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