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6, 잉허, 바링…" 10대 유행어로 짚어본 올해 중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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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12-0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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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블록체인 투자하라 말 한마디에 급등한 비트코인

  • IT업계 만연한 초과근무 반발한 '996.ICU' 운동

"996, 잉허, 취콰이롄……"

올 한해 중국 사회 각계에서 널리 회자된 유행어다. 중국 문예월간지 ‘야오원자오쯔 (咬文嚼字 교문작자)’가 선정했다. 야오원자오쯔, 직역하면 ‘글을 깨물고 글자를 씹는다’는 뜻이다. 야오원자오쯔는 1995년부터 해마다 10대 유행어를 발표하는 것으로 중국 내 명성을 얻었다. 올해 10대 유행어를 통해 올 한해 중국 사회가 어떻게 흘러갔는지를 되짚어본다.

올해는 ‘취콰이롄(區塊鏈, 블록체인)’, ‘잉허(硬核)’, ‘룽겅(融梗)’, ‘OO첸완탸오, OO디이탸오(XX千萬條, XX第一條)’, ‘닝멍징(檸檬精)’, ‘996’, ‘워타이난러(我太難(南)了)’, ‘워야오니줴더, 워야오워줴더(我不要妳覺得,我要我覺得)’, ‘바링(霸淩)주의’. ‘원밍후젠(文明互鑑)’가 선정됐다.

취콰이롄은 블록체인을 뜻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월 24일 주재한 공산당 중앙정치국 집체학습(집단학습)에서 “블록체인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투자를 확대하라”고 강조하면서 블록체인 산업 지원 사격에 나섰다. 시진핑 주석 발언에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이 달아오르며 비트코인 가격이 1만 달러 선을 ‘깜짝’ 회복하기도 했다.

잉허는 하드코어란 뜻이다. 사납다, 어렵다, 놀랍다, 엄청나다, 충격적이다는 뜻으로 통용된다. 올초 중국 대륙을 휩쓴 중국 최초 SF대작 '유랑지구'를 누리꾼들이 '잉허SF' 영화라고 표현하면서 잉허는 누리꾼들이 자주 사용하는 유행어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996근무제. [사진=바이두]


996은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주 6일 근무한다는 뜻으로, 중국 IT 업계에 만연한, 정당한 보상 없는 과도한 초과근무를 일컫는 말이다. 최근 996 근무제로 일하다가는 병원 중환자실(ICU)에 갈 수 있다며 996에 반발하는 '996.ICU' 운동이 확산되면서 중국 996근무제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격렬하게 이뤄졌다.  중국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은 "젊었을 때 996을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느냐"며 "하루에 편안하게 8시간 일하려는 직원은 필요없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워타이난러는 중국어로 '나 너무 힘들어'라는 뜻이다. 여기서 난은 ‘어려울 난(難)’을 쓰는 데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선 이를 발음이 같은 ‘남쪽 남(南)’으로 바꿔 사용했다. 특히 마작의 ‘남풍패(南)’ 사진으로 힘듦을 표현하는 게 유행처럼 번졌다. 남풍패를 몇 개 쌓아놓으면 그만큼 몇 배로 힘들다는 걸 표현하는 방식이다. 
 

마작의 남풍패로 힘들다는 걸 표현하는 중국 누리꾼들. [사진=바이두]


바링주의는 미·중 무역전쟁 격화 속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 행위를 묘사한 단어다. 바링은 영어단어 'bully(따돌림)'에서 음차해 뜻에 걸맞은 한자를 붙인 것이다. 미국이 대국답지 않게 특정 국가(중국)을 따돌리고 괴롭히고 있다는 의미를 부각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미국의 무역 '바링(霸凌)'주의에 맞서 중국은 제 할일을 잘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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