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단독경영 시험대···역마진에 승계까지 난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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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9-12-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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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생명 건전성·수익성 개선이 최우선···김동원 상무도 신경 써야

1년 가까이 선배 CEO와 보조를 맞춰오던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이 단독경영 시험대에 섰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이 예고돼 한화생명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회사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 임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의 승계를 위한 제반 작업을 준비해야 하는 역할도 맡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화생명은 2일 대표이사 변경공시를 통해 차남규 부회장·여승주 사장 각자대표 체제에서 여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오랜 기간 재임했던 차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이제 여승주 사장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시각이 많다. 한화그룹은 2003년 취임한 신은철 전 부회장에게는 2013년까지 10년 이상, 2011년 취임한 차 부회장에게도 올해 용퇴하기까지 9년 동안 한화생명의 수장 자리를 맡겨왔다.

한화생명 CEO만큼은 적임자를 발견하면 오랫동안 믿고 맡기는 방식인 것이다. 때문에 환경이 허락한다면 올해 3월 취임한 여 사장도 선배 CEO들만큼 장기 집권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여 사장 앞에 놓인 경영환경이 녹록지는 않다. 우선 2022년 도입이 예정된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의 영향으로 한화생명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사진=한화생명]

한화생명은 1946년 설립돼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생명보험사업을 영위해왔다. 이 시기 6.5% 이상 초고금리 확정형 보험 상품을 다수 판매한 것이 문제의 근원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가 완연한 저금리 시대에 돌입하면서 금리 연동형 상품을 늘리고 있으나 과거 너무 많은 상품을 판매한 탓에 아직 초고금리 확정형 보험 상품 비중이 전체의 10%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한화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3% 수준으로 초고금리 상품과 4.2% 이상 금리차가 벌어져 있는 격이다.

이 영향으로 한화생명은 지난 6월 말 기준 책임준비금적정성평가(LAT) 결과 대규모 잉여금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6월 말 한화생명의 LAT 영여금은 8조원이 넘었으나 올해 6월 말에는 8039억원으로 90% 급감했다. 최근 LAT 규제 변경으로 당장은 문제가 되지 않으나 향후 K-ICS 도입을 감안하면 건전성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수익성도 흔들리고 있다. 올해 누적 3분기(1~9월) 한화생명의 당기순이익은 1543억원으로 전년 동기 3854억원 대비 반토막났다. 향후 건전성 규제 영향이 가시화될 경우 수익성이 더욱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한화생명 본연의 수익성과 건전성 개선도 어려운 상황에서 여 사장은 지배구조에 따른 특명까지 수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승연 한화생명 회장의 차남인 김 상무를 위한 승계 준비 작업이다.

김 상무는 2016년 4월 상무로 승진하고서 3년이 넘은 만큼 조만간 전무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다. 여 사장이 선임자만큼 장기집권할 수 있다면 김 상무가 차기 CEO 후보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감안하면 여 사장이 김 상무의 경영수업까지 챙겨야 한다.

보험사 관계자는 "차 부회장은 유종의 미를 거두고 떠났지만 남은 여 사장의 과제가 녹록지는 않다"며 "IFRS17 도입 등 역대 최고의 위기 상황에서 회사의 경쟁력을 지켜야 할 뿐 아니라 차기 오너인 김 상무까지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승주 환화생명 사장  [사진=한화생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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