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3구역조합, 시공사 새 선정 방식 “수정 후 입찰” 잠정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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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윤지은 기자
입력 2019-11-2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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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토부ㆍ서울시 입장 달라 혼선…"위법 없애면 최초 입찰 유지" vs “당초 3개사 제외 재입찰하라”

  • 조합원들 “수사 결과는 건설사 몫…사업 더 지연할 수 없어”

  • 의견수렴 결과는 다음달 초 대의원 회의 후 최종입장 발표키로

정부 만류에도 불구하고 서울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이 '수정 후 입찰' 방식으로 잠정 합의했다. 현재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로부터 정부의 지적사항만 발라낸 뒤 입찰가격을 조정토록 하겠다는 얘기다. 

이는 정부가 조합의 결정을 강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업 지연을 피하는 방법이 가장 현명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일부 조합원들은 국토교통부가 최근 "위법 소지가 있는 부분을 걷어내고 입찰을 유지하는 것은 현행법상 불법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참고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28일 서울시 용산구 천복궁가정교회에서 열린 한남3구역재개발조합 총회가 진행되고 있다.[사진 = 제보자]

한남3구역재개발조합은 28일 서울시 용산구 천복궁가정교회에서 총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 관련 조합원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조합원과 총회 내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의견 수렴 결과는 제안서 수정 후 입찰로 모이는 모습이다. 재입찰과 수정 후 입찰 방식에 대한 거수 투표에서 극히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가 수정 후 입찰에 손을 들었다. 

최종 입찰 일정은 다음달 초 대의원 회의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수정 후 입찰로 확정되면 새로운 입찰 제안서는 시공사 선정총회일인 12월 15일 전에 받아야 한다.

만약 재입찰로 방향이 틀어질 경우 시공사 선정 공고부터 설명회, 입찰 제안서 접수 등의 절차를 한 번 더 거쳐야 하고 다음달 시공사 선정총회도 무산된다.

일각에서는 조합 측이 이미 3개사로부터 받은 보증금 4500억원 중 일부를 다른 용도로 전용해서 썼기 때문에 현재 3개사를 제외하고 재입찰할 수 없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라고 밝힌 최윤제 씨는 “조합이 감정평가액 등 예탁금으로 70여억원을 돌려막기로 쓴 걸로 안다”며 “재입찰 들어가려면 보증금 돌려줘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대체로 수정 후 입찰에 의견을 모았다. 조합원들은 “3사(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로 밀고 나가서 수정할 거 빼고 가는 게 가장 좋다”거나 “아직 법리판단이 안 됐는데 (수정 후 입찰)이 불가능하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등의 견해를 밝혔다.

또 다른 조합원은 “수사 결과는 결국 건설사들 몫 아니냐”며 “만약에 수사 결과가 나와서 최악의 경우 시공사가 취소되더라도 다른 시공사를 선정하는 방법이 있는데 지금부터 재입찰로 갈 이유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정 후 입찰방식이 재입찰보다 사업 진행속도가 빠른지 의문인 데다 큰 차이가 없다면 오히려 재입찰이 더 안전하다는 견해도 있었다.

한 조합원은 “입찰자격 박탈이나 보증금 몰수는 조합에 피해가 오기 때문에 보증금을 몰수하지 않고 재입찰해서 다른 건설사를 들어오게 하면 좀 더 안전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서울시와 국토부는 현재 입찰중지 또는 재입찰을 조합에 권고했을 뿐 ’수정 후 입찰‘ 방식을 해선 안 된다고 강제하지 못한 상황이다.

만일 조합이 최초 입찰 3사 중 한 곳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해당 시공사의 입찰 과정상 법률 위반이 드러나도 정부나 지자체가 시공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지도 불확실하다.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 총회에 입장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조합원들 모습.[사진 = 김재환 기자]


김성보 주택기획관은 “서울시나 국토부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할 권한은 없다”면서도 “법적 위반 소지가 있는 제안서를 (건설사가) 제출했으니 깨끗이 문제를 털고 입찰 중지하거나 재입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또 김 기획관은 “(수사로 인해) 재개발이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며 “조합이 재입찰 권고를 받아들이길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한남3구역 재개발은 용산구 한남동 686번지 일대에 지하 6층~지상 22층 197개동 5616가구와 근린생활을 짓는 사업이다. 공사 예정가격은 1조8881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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