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반도체 공장 지어달라", 이재용 부회장 "기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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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김지윤 기자
입력 2019-11-2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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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전경련,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통해 '만남의 장' 마련

  • - 베트남 총리, 국내 기업인들과 면담...활발한 투자 요청

5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국무총리가 국내 기업인들을 만나 전폭적인 투자 지원을 요청했다. 성장 정체기에 돌입한 중국을 대신해 반도체, 자동차, 관광 등 베트남이 국내 기업들에게 새로운 판로가 될 것이란 주장이다. 

특히 푹 총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베트남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해달라고 제안했고, 이 부회장은 양국 관계 증진에 기여하겠다고 화답했다. 지난해 10월 베트남에서 푹 총리를 만난 이 부회장은 이번 만남을 통해 다시 한번 신뢰관계를 다진 셈이다. 

베트남 총리와의 만남은 28일 오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해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 진행된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이후 비공개로 진행됐다. 포럼에선 기관 간 30여건의 협력MOU(양해각서)가 체결되는 등 기업인들의 만남의 장이 조성됐다.

푹 총리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에게도 긴밀한 협조를 요청했다. 총리와의 면담 이후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투자 계획을 묻는 질문에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며 "(면담은)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도 푹 총리와 만나 현대차의 관심 사안에 대한 논의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은 현재 미·중 무역전쟁의 최대 수혜국으로 부상했다. 또한 베트남 시장은 한·일관계 경색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돌파구 역할도 해낼 것으로 보인다.

푹 총리와의 만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허명수 GS건설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푹 총리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많은 신기술이 적용되는 반도체 생산 공장을 베트남에 설립해 달라"며 "이 프로젝트에 투자하면 각종 혜택(인센티브)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푹 총리는 "삼성의 성공은 곧 베트남의 성공"이라며 "계속 발전해서 베트남이 모든 측면에서 삼성의 세계 최대 전략 생산거점이 되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베트남에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이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될 정도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의 베트남 투자액은 약 173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약 25%를 차지한다.

2009년 베트남 수도 하노이시 인근 박닌성에 휴대폰 공장을 건설한 삼성전자는 2014년에는 타이응우옌성에 스마트폰 공장을 세웠다. 이어 2016년에는 TV와 생활가전 공장을 호찌민시에 건설했다.

푹 총리는 정 수석부회장과도 투자 계획을 논의했다. 현대차는 베트남을 포함한 '아세안 지역'을 미래 모빌리티 거점으로 삼고 활발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탄콩그룹과 협업해 베트남에서 연 6만대 규모 반제품조립(CKD) 공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동남아시아 모빌리티 업체인 '그랩(Grab)'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공유 경제의 핵심인 차량 호출 서비스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한편, 이번 행사를 준비한 전경련은 베트남을 중점 협력 국가로 삼고 지속적인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베트남 경제계 미션단’을 파견하고 있다. 또한 ‘한-베트남 비즈니스 오찬’ 개최 등 베트남과 활발한 민간 교류 사업 성과를 내고 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베트남은 신흥국 중에서 '별 중의 별'"이라며 "베트남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최근 20년간 매년 경제가 5~6%씩 성장 중이고 풍부한 노동력과 탄탄한 인프라, 안정적인 정치체제 등 3박자를 고루 갖춰 성장 잠재력 또한 큰 나라"라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8일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국무총리를 만난 뒤 퇴장하고 있다.[사진 = 김지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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