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최종난제 'KDB생명 매각' 본격 착수···매각 적기지만 연내 성공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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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9-11-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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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력한 원매자 없어 당초 계획보다 매각 일정 지연

기업 구조조정 부문에서 유례없는 성과를 내고 있는 이동걸호 산업은행이 최종 난제 KDB생명의 매각에 본격 착수한다. 당초 공표했던 일정보다 매각이 지연되고 있어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산업은행이 최근 유지했던 방식대로 자금 회수의 최대화보다 매각 성사 가능성에 보다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계획한 KDB생명 매각 작업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9월 매각 공고를 내면서 이달 초까지 예비입찰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달 말까지로 일정을 순연한 것으로 확인된다. 유력한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라 잠재 인수 후보자들에게 고민할 시간을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KDB생명보험]

KDB생명 매각은 기업 구조조정의 컨트롤타워인 산업은행에서도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로 꼽혀왔다. 산업은행은 2010년 금호그룹의 구조조정으로 당시 금호생명(현 KDB생명)이 부실화할 것을 우려해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회사를 인수했다. 이후 2014년에 두 차례, 2016년에 한 차례 KDB생명의 매각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이는 보험산업의 업황 악화로 생보사의 매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과 연관이 깊다. 2022년 도입이 예정된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의 영향으로 생보사는 추가적인 자본확충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생보사 대주주가 될 경우 추가적인 증자로 인수자금 외 비용 발생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KDB생명이 중소형 생보사라 업계 내 경쟁력이 강하지 않다는 것도 마이너스 요소다. 올해 상반기 KDB생명의 수입보험료는 1조3833억원으로 24개 생보사 중 12위에 해당한다. 하위권에 외국계 생보사가 포진해 있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사로서는 하위권에 포함되는 실정이다.

 

[사진=KDB생명]

때문에 이번 매각에서도 산은이 흔쾌히 거래를 원할 만큼 매각가가 조성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산업은행은 KDB생명 인수 당시 총 6500억원 규모의 PEF를 조성했으며, 인수 후에도 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를 감안하면 산업은행의 총 투자금액은 1조2500억원 수준에 이른다. 반면 금융권에서는 KDB생명의 내재가치(EV)와 최근 상장 생보사의 주가순자산비율(PER)을 감안하면 매각가가 5000억원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투자한 자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산업은행이 최근 방식대로 당장 자금을 최대한 회수하는 것보다 매각의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산업은행은 이 회장이 취임한 이후 자금 회수의 최대화보다는 매각의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M&A를 추진해 왔다. 구주 매출로 자금을 회수하기보다 원매자를 위해 유상증자 방식의 M&A를 진행했던 금호타이어와 동부제철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KDB생명은 어차피 원금을 전부 회수하기는 어려운 매물"이라며 "시원시원하게 매물을 정리하는 이 회장의 재임기에 그나마 매각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KDB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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