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513조 슈퍼예산' 삭감 한다더니...오히려 10조원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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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기자
입력 2019-11-1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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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산 삭감, 민주당 반대로 대부분 제동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심의가 한창인 가운데 상임위 17곳 중 12곳에서 예비 심의를 마친 결과 당초 원안보다 총 10조원 가량이 늘어났다.

‘513조 5000억’에 달하는 초슈퍼 예산을 500조 이하로 삭감하겠다던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이 실제 예산 심사 과정에서 지역·민원 예산 부풀리기에 동참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 상임위 17곳 중 12곳 정부 예산안 심의 결과 정부 원안보다 10조 5950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위원회만 434억원을 삭감했을 뿐, 나머지 11개 상임위가 예산 규모를 수조원에서 수백억원씩 늘린 셈이다.

구체적으로 △농해수위 3조4374억 △국토위 2조3192억 △환노위 1조3860억 △교육위 1조3257억 △산자중기위 8038억 △문체위 5048억 △행안위 4491억 △국방위 2282억 △정무위 773억 △외통위 677억 △법사위 388억 등이다.

가장 많이 증액된 농해수위로 3조4374억원에 달한다. 이 중 농가 소득을 보전하는 방식의 ‘공익형 직불제’ 도입에 관련 예산 8477억원이 배정됐다. 또 어촌 현대화 사업인 ‘어촌 뉴딜 300’ 사업 지역 확대를 이유로 899억원을 추가했다.

국토위에서는 의원들의 ‘SOC 예산 쟁탈전’을 방불케 했다. 고속도로·국도 건설에 7312억원, 철도 건설에 2120억원, 국가 하천 정비에 706억원 등 총 2조 3192억원을 늘렸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환경부와 고용노동부 예산을 1조3860억원 늘렸다. 당초 정부가 6302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전국 하수관로 정비 사업 비용이 1조1006억원으로 늘어났다.

교육위원회는 교육부 등 예산을 1조3257억원 증액했다. 누리과정 지원 단가를 5만원 늘려 총 6174억원을 더 들이기로 했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이·통장 수당 예산’이 1320억원 늘었다. 지난 6월 정부와 여당은 월 20만원인 이·통장 수당을 내년부터 월 30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했었다. 이에 야당은 “선심성 현금 살포”라고 비판했었는데 막상 예산 심사 과정에선 한국당 의원들 요구로 인상 폭이 월 40만원으로 커졌다.

반면, 예산 삭감은 민주당의 반대로 대부분 제동이 걸리는 형국이다. 지난 11일부터 국회 예결위의 예산안조정소위는 각 상임위에서 넘어오는 예산안에 대한 ‘감액 심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15일까지 에산소위서 감액하기로 결정한 금액은 1조원이 되지 않는다. 야당이 제기한 감액 의견 가운데 △남북 경협 기반 융자 사업(2520억) △중소기업 전문 은행 출자(2400억) △소재·부품·장비 산업 지원 펀드 조성(1840억) 등 규모가 큰 것은 모두 민주당 반대로 보류됐다.

한편, 경기 침체와 기업 이익 감소로 세금도 걷히지 않고 있다. 정부가 적자 국채를 60조원까지 늘리겠다고 했는데 내년에 관리재정수지가 72조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3.6%로 국제 건전재정 기준(3%)을 훨씬 초과하게 된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18일 오전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김재원 예결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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