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日최장수 총리' 등극…4연임 가능성도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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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19-11-1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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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연임·9년→4연임·12년' 당규 개정되면 '10년 이상 집권'도 가능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0일로 일본 역사상 최장수 총리가 된다. 아베 총리의 재임일수는 2887일로, 패전 전과 후를 통틀어 가장 긴 기간 집권한 가쓰라 다로(桂太郞·1848∼1913년) 전 총리(2886일)의 기록을 넘게 된다.  

아베 총리는 2006년 9월 26일∼2007년 9월 26일 366일간 1차 집권한 이후, 2012년 12월 26일 2차 집권을 시작해 이후 7년 가까이 계속 총리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아베 총리가 경쟁자 없이 독주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선거 전략과 경제정책 '아베노믹스'의 성공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아베 총리는 민주당에서 정권을 찾아온 2012년 중의원 선거 이후, 중의원과 참의원 선거 각각 3회씩 모두 6회에 걸친 국회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6승 무패'를 기록했다. 그는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선거의 아베'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선거의 전선을 애매하게 만드는 특유의 선거 전술도 도움이 됐다. 아베 총리는 야권이 반대하기 어려운 테마를 선거의 쟁점으로 만드는 '능력'이 있다.

2014년 중의원 선거 때는 소비세율 인상 연기를, 2017년 9월 중의원 선거 때는 소비세 증세로 인한 세수 증가분의 유아교육 무상화 사용이라는 정책으로 이슈를 선점해 압승을 거뒀다.

재정 지출 확대로 시장에 통화를 풀고 초저금리로 소비를 진작시키는 아베노믹스는 증시와 부동산 경기의 호황을 만들었고 지지자들을 늘렸다.

그러나 아베 정권이 늘 호평만 들어왔던 것은 아니다. 일본 국내 외의 비판에 귀를 닫은 '사상 최악의 총리'라는 비판도 나온다. 

장기 집권이 이어지는 동안 아베 정권의 각료들과 자민당의 주요 인사들은 끊임없이 망언을 하고 비위를 저지르면서도 제대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아베 총리가 비위와 설화(舌禍)에 대해 직접 사과를 하긴 했지만, '항상 말로만 사과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총리 스스로 비위와 망언의 주인공을 자처했다.

이달 초 국회에서 야당 의원이 사학 스캔들과 관련해 정부 각료에 대해 질의하며 의혹 문서의 출처를 묻는 질의를 하자 평정심을 잃고 자리에 앉아 "네가 만든 게 아니냐"며 야유를 퍼부어 비상식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에는 총리 주최 '벚꽃을 보는 모임'에 자신의 후원회 관계자를 초대하며 '사유화'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아베노믹스도 만만찮은 공격을 받고 있다. 누적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고, 시장에 돈을 푸는 만큼 소비가 크게 늘지 않고 있으며, 물가상승률이 예상만큼 오르지 않아 언뜻 호황으로 보이는 경기가 '거품'이라는 지적이 많다. 

수많은 논란 속에도 일본 정계에서는 아베 총리 '장기집권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임기 이후에도 다시 자민당 총재를 맡아 4연임에 나선다는 관측이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총재가 사실상 총리를 맡는 일본의 정치 구조상, 아베 총리는 큰 이변이 없는 이상 2021년 9월까지 총리 자리를 맡게 된다. 

그러나 자민당 내에서는 2017년 총재 규정을 기존의 '2연임 6년'에서 '3연임 9년'으로 수정했던 것처럼, 다시 당 규칙을 개정해 현 정권을 연장시키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규정이 바뀌게 되면 아베 총리의 10년 이상 집권도 가능해진다. 

여권 내에서 아베 총리를 견제할 만한 인사가 없는 만큼, 자민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을 비롯한 당 중진들도 적극적으로 그의 4연임을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5일 도쿄 관저에서 출입 기자들을 만나 '벚꽃 모임'을 개인 후원회 친목 행사로 이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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