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대어' 알리바바의 귀환…홍콩시장에 활기 불어넣을까

배인선 기자입력 : 2019-11-18 14:25
공모주 청약 첫날, 시장 반응 '미적지근'했지만··· 최대 16조원 'IPO 대어'···텐센트 제치고 '황제주' 등극 종목코드 9988, 종이없는 IPO 등 '이모저모'
“홍콩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홍콩의 미래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

장융(張勇) 중국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홍콩증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투자자 서한에서 한 말이다. 최근 시위 사태로 홍콩의 '아시아 금융허브'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한창인 가운데 나온 '홍콩 낙관론'이다.

실제로 홍콩 시위 등에 따른 정치적 불안감에 홍콩 항셍지수는 4월 최고점 대비 13% 하락한 상태다. 그의 말처럼 중국 최대 '인터넷공룡' 알리바바의 7년 만의 '귀환'이 홍콩 금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융 알리바바그룹 회장. [사진=게티이미지]


◆공모주 청약 첫날, 시장 반응 '미적지근'했지만···

알리바바는 오는 26일 홍콩 거래소 정식 상장을 앞두고 15일부터 19일까지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수요예측과 공모주 청약에 돌입했다.

첫날 시장 반응은 예상했던 것과 달리 '미적지근'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15일 첫날 청약 증거금은 60억 홍콩달러(약 8930억원), 청약 경쟁률은 2.6대 1이었다. 현지 증권사들이 흥행을 예상하고 알리바바 공모주 청약에 필요한 증거금 대출을 위해 약 660억 홍콩달러 자금을 실탄으로 비축해 놓은 것이 무색했다.

다만 아직 마감까지 이틀이 더 남은 만큼 막판에 투자자들이 몰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싱가포르 필립증권 IPO 총괄 천잉제는 알리바바 전체 청약 경쟁률을 10대 1 정도로 예상했다.

19일 공모주 청약을 마친 알리바바는 20일 공모주를 확정하고 26일 홍콩거래소에 정식 상장할 예정이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 본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최대 16조원 'IPO 대어'···텐센트 제치고 '황제주' 등극 

알리바바는 홍콩 IPO에서 보통주 5억주를 새로 발행할 계획이다. 7500만주에 달하는 초과배정(원래 계획한 물량보다 더 많은 공모주를 배정할 수 있는 선택권, ‘그린슈’ 라고도 불림) 옵션도 행사할 것이라 했다. 신주 가운데 1250만주는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된다.

알리바바 희망 공모가 상단인 주당 188홍콩달러(약 2만8100원)로 초과배정 옵션까지 행사할 경우, 알리바바는 홍콩 상장을 통해 최대 1081억 홍콩달러(약 16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전 세계 IPO 시장을 통틀어서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상장 예정) 다음으로 큰 'IPO 대어'다. 홍콩 증시에선 2010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IPO가 된다.

알리바바는 홍콩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황제주'로도 등극할 전망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최대 4조2100억 홍콩달러로, 현재 홍콩증시 1위 대장주인 텐센트의 시총을 훌쩍 웃돌게 된다. 15일 마감가 기준 텐센트 시총은 3조570억 홍콩달러였다. 

뉴욕증시 시총까지 합치면 알리바바의 전체 기업가치는 지금보다 갑절 이상으로 뛸 수 있다. 2014년 9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알리바바의 시총은 15일 마감가 기준 4842억8600만 달러(약 564조7000억원)에 이른다. 뉴욕증시서 알리바바 주가는 올 들어서만 30% 넘게 뛰었다. 최근 블룸버그 설문조사에 응한 애널리스트 55명 가운데 54명이 알리바바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했을 정도로 주가 전망도 밝다.

◆종목코드 9988, 종이없는 IPO 등 '이모저모'

​사실 알리바바는 홍콩증시 상장을 위해 세세한 것부터 신경 썼다.

앞서 15일 희망 공모가 상단을 최대 188홍콩달러로 정한 게 대표적이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숫자 ‘8’을 집어넣은 것. 중국에서 숫자 8은 ‘바(ba)’로 '돈을 벌다'라는 의미인 중국어 파차이(發財)의 '파(fa)'와 발음이 비슷하고 알리바바의 '바'와도 발음이 같다.

홍콩증권거래소 종목코드도 '9988'로 정했다. 9의 발음은 ‘주(jiu)’로 ‘영원히’란 뜻의 주(久, jiu)와 발음이 같아 중국인들이 8만큼이나 좋아하는 숫자다.

알리바바는 홍콩 증시에서 처음으로 '종이없는 IPO'도 시도했다. 

홍콩에서 보통 투자자들은 직접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를 찾아 주문서를 작성해야 공모주 청약에 참여할 수 있었지만 이러한 번거로움 없이 온라인으로 공모주 청약을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또 알리바바는 원래 IPO를 앞두고 각 기관에 배포하는 수 백쪽짜리 투자설명서도 인쇄하지 않고, 홍콩증권거래소나 알리바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열람할 수 있게 했다.

환경을 보호함과 동시에 최근 홍콩 시위로 도심 교통이 마비되고 혼란한 상황이 빚어지는 데 따른 대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주말 새 홍콩 시위가 격화돼 알리바바는 투자자 오찬계획을 취소해야 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한편, 알리바바의 홍콩증시 상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알리바바그룹 산하 알리바바닷컴은 2007년 11월 홍콩증시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약 5년 후인 2012년 6월 자진 상장폐지했고, 알리바바그룹은 2014년 9월 뉴욕증시에 진출했다. 당시 알리바바는 뉴욕 대신 홍콩 상장을 고려하기도 했지만, 차등의결권 불허 등 규제 때문에 뉴욕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알리바바가 약 7년여 만에 홍콩증권거래소로 귀환하는 데는 대폭 완화된 상장규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창간12주년 이벤트 아주탑골공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2019아주경제 고용·노동 포럼
    창간12주년 이벤트 아주탑골공원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