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외현상 해결하는, 따뜻한 '임팩트 핀테크'의 힘

윤동 기자입력 : 2019-11-15 05:00
임한나 센트비 비즈니스임팩트 팀장
최근 핀테크 업계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금융 포용(Financial Inclusion)'이다. 금융포용이란 개발도상국 저소득층이 저축·결제·송금·대출·보험 등 금융 서비스로부터 소외되는 문제가 없도록 개선하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세계은행(World Bank) 자료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의 경우 성인 중 54%만이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약 2억7000만 명의 인구가 여러 섬에 흩어져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경우도 성인 인구의 49%만이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핀테크가 도입되면서 금융 소외 현상이 해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에 따르면 스마트폰 회선수는 3억5000만개로 1인당 1개를 초과할 정도다. 이런 환경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의 고젝(Go-Jek)은 우버와 같은 모빌리티 서비스로 시작해 이제는 핀테크 영역으로까지 확장했다. 고젝은 고페이(Go-Pay)라는 월렛 서비스를 선보여 인도네시아를 넘어서 동남아 시장 전역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아프리카 케냐의 경우도 은행계좌 보유 비율은 42%에 불과했고 은행도 부족해 가장 가까운 은행이 10㎞ 이상 떨어져 있는 경우도 많았다. 이 때문에 케냐 국민 대다수는 예치나 송금이 불편해 현금을 집에 보관했고, 현금 강도 사건도 빈번히 발생했다.

엠페사(M-Pesa)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케냐에서 널리 보급된 피처폰으로 출금·송금·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로 시작해, 현재는 소액대출·보험가입·해외송금까지도 가능한 금융 서비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결과 지난 2017년에는 휴대전화 또는 인터넷을 통해 금융 서비스 계좌를 사용하는 성인 비율이 72%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케냐 정부 차원에서 엠페사의 디지털 결제 시스템을 이용해 부패를 줄이는 등의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의 여러 부대행사들에서 위의 사례들이 소개된 것은 유엔이 금융 포용성을 개선하고자 직접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흐름과 떨어져 있지 않다. 국내에 체류하는 동남아 및 서남아 출신 외국인 근로자들이 디지털 해외송금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생긴 변화상도 지난 10월 유엔총회 기간 열린 '7차 지속가능 한 개발 컨퍼런스'에서 소개됐다.

국내에서는 별로 주목하고 있지 않으나 우리나라는 저소득국가로의 개인 해외송금액 규모가 전세계에서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10위 이내는 중국과 한국만이 아시아권 국가다. 이런 점에서 유엔과 G20 등은 우리나라에서 저소득국가로의 개인 해외송금 서비스를 상당히 주목하고 있다.

국내 핀테크 서비스는 이 같은 저소득국가로의 해외송금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국내 핀테크 서비스의 해외송금 수수료는 총 송금액의 약 1.2%에 불과하다. 이는 기존 시중은행의 해외송금 수수료보다 최대 90%까지 저렴하다. 뿐만 아니라 유엔이 2030년까지 이주 근로자들의 본국 송금 수수료를 3% 미만으로 낮추고자하는 목표를 이미 달성한 수준이다. 이처럼 핀테크는 기존 금융권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서비스로 진화하며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포용적 금융을 실현하는 임팩트 핀테크의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핀테크 기업 303곳 중 약 1% 수준으로 그 비율이 현저히 낮다. 최근에서야 금융 소외 계층이 보다 편리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가는 '임팩트 핀테크'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 임팩트 핀테크 기업은 해외송금을 비롯해 노동을 담보로 한 급여중간정산, 대안 신용평가 기반의 금융 매칭 플랫폼 등 다방면에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갈수록 양극화 문제 심화되고 있고 경제적 약자의 금융 소외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이를 위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임팩트 핀테크의 사회적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셈이다.

핀테크가 사회적 문제 해결에 조금 더 관심을 갖고 혁신을 통해서 해결 의지를 가질 때 그 혁신성과 포용적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이제 막 싹 트기 시작한 한국의 임팩트 핀테크가 내년에는 더욱 확산되길 바란다.

 

임한나 센트비 비즈니스임팩트 팀장.[사진=센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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