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또 다른 변곡점 ‘한·미 안보협의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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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19-11-1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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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의, 15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개최

  • 北 요구하는 실제적 조치 '한·미연합훈련 중단' 여부 결정될 듯

  • 한·미연합훈련 기정사실화되면 북한, 강압전략 구사 가능성도

오는 15일 한·미 국방부 장관급 협의체인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이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개최됨에 따라 북·미 비핵화 협상과 남북관계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또 다른 변곡점을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제51차 SCM은 정경두 국방장관과 마크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공동 주관한다. 한국에서는 박한기 합참의장과 최병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이, 미국에서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이번 SCM에서 △한반도 및 연내 안보정세평가 및 정책공조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추진 △미래 안보협력 △주한미군기지 반환 등 한·미동맹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눌 계획이다.

이번 SCM이 특히 주목을 받는 것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이뤄지는 것 이외 내년 한·미 연합훈련 실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는 실제적 조치 중 하나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3일 ‘더이상 통할 수 없는 대결미치광들의 추태’라는 글을 통해 한국과 미국이 한반도의 긴장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한·미 연합훈련을 맹비난했다.

신문은 “올해 초 우리 공화국은 남조선 당국에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과 외부로부터의 전략자산을 비롯한 전쟁 장비 반입을 완전히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며 “그러나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은 북남합의는 안중에 없이 오늘 이때까지 계속 동족을 반대하는 군사적 대결 소동에만 광분함으로써 온 겨레의 분노를 자아내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북측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상황에서 내년 한·미 연합훈련 시행이 기정사실로 되면 북한이 핵무기 양산 및 실전배치 등 강압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 비핵화 협상은 또다시 교착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해법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북·미,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한·미 연합훈련 유예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날 서울 종로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열린 ‘금강산 관광에 대한 재고찰과 해법 모색’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북측의 금강산 관광 문제 제기가 금강산 관광 문제 자체를 해결하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영훈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제시한 북·미 협상의 ‘연말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금강산 문제가 제기됐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는 “문제가 금강산보다 큰 틀에서 제기된 것이기 때문에 해답도 큰 틀에서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 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는 ‘실제적 조치’ 중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라며 “한·미 연합공중훈련 유예를 선언하고 이를 통해 북·미 실무협상을 재개한 후 비핵화-상응조치 관련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략연도 최근 북한정세 토론회를 통해 “11월 한·미 SCM의 연합훈련 실시 결정 여부가 관건”이라며 “북·미 협상 분위기를 고려해 결정 유보 등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은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으면 북미 대화의 기회가 사라지고, 무력시위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는 보냈다.

대외적으로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조선의 실천, 대화에도 대결에도 준비되어 있다’라는 기사를 통해 올해 연말까지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으면 (북·미) 대화의 기회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조선은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융단을 기다리는 한편 신년사에서 언명된 ‘새로운 길’을 가는 준비도 하고 있다”며 “(올해) 공개된 주체무기들의 위력이 증명해주고 있다”고 덧붙이며 무력시위 가능성도 언급했다.

하노이에 이어 스톡홀름까지 북·미 실무협상이 연이어 ‘노딜’로 끝나는 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년 신년사에서 언급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한 초조함이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 오후 광주 공군 제1전투비행단 인근 하늘에서 미군의 F-22 랩터 전투기가 편대비행하며 접근하고 있다.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이날 한반도에 도착한 F-22 스텔스 전투기는 6대다. 스텔스 성능이 뛰어난 F-22는 적 레이더망을 뚫고 들어가 핵심 시설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고, 최고속력은 마하 2.5를 넘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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