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위 모두 잘라낸 위암 환자, 치매 잘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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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19-11-1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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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암환자 6만여 명 분석

  • 비타민 B12 보충 필요

[사진=삼성서울병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위암 수술로 위를 전부 잘라낸 환자가 일반인 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30%나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삼성서울병원은 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서울대의대 최윤진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이용해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비교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13일 밝혔다.

이 기간 50세 이상이면서 위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모두 6만3998명으로, 이 중 1만2825명이 위를 잘라냈다.

일반인 비교 대상은 20만3276명으로 위암 환자와 나이 및 성별 등 사회경제적 요소와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만성 신질환과 우울증 등 치매 발병과 연관 있는 의학적 요소 등에서 차이가 없도록 했다.

연구결과 위를 모두 절제한 환자는 일반인 비교 대상 보다 치매 위험이 30%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치매 발병 요인 중 하나인 비타민 B12 결핍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위에는 비타민 B12 흡수를 돋는 내인자가 분비되는데, 위를 제거하면서 함께 사라졌기 때문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치매 환자의 47%에서 비타민 B12 가 결핍돼 있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비타민 B12 부족은 치매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위암 환자들의 비타민 B12 부족은 간과되기 쉽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 위암 전절제 수술 후 비타민 B12 보충 여부에 따라 치매 발병 위험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비타민 B12 를 전혀 보충하지 않거나 수술 후 3년 이내에 보충을 중단한 경우 일반인 보다 위암 환자의 치매 발병 위험이 2배 정도 높았다. 반면 꾸준히 보충한 환자들의 경우 일반인 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29% 감소했다.

다만 치매 종류를 세분화해 분석했을 때 다른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경우 마찬가지로 위를 모두 절제한 환자가 일반인 비교 대상보다 발병 위험이 높았지만 혈관성 치매 발병 위험은 오히려 23% 더 낮았다.

위를 모두 떼어낸 환자들이 이후 식사량이 줄어들면서 내장 지방이 줄고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혈관성 치매에 영향을 미치는 대사성 질환 지표들도 함께 개선된 효과로 풀이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최 교수는 “(위) 수술 받은 지 3년 전후로 비타민 B12 결핍이 두드러지기 시작한다”면서 “이를 모른 채 지내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를 떠안고 살게 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위를 제거하면서 당연히 여러가지 영양소가 결핍되기 쉬운 만큼 전문가 상담과 검사는 필수”라며 “비타민 B12 결핍은 충분히 조절이 가능한 만큼 치매 예방을 위해서라도 정기적인 관찰과 보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종양외과학회지(Annals of surgical oncology)’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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