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애보는 아빠'도 유급 육아휴직 20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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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19-11-0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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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녀 구분없이 모든 부모에 해당…인재유치 전략 일환

  • 월가에 늘어나는 '애보는 아빠'

골드만삭스가 새롭게 부모가 된 모든 직원에게 엄마·아빠 구분없이 20주의 유급 육아휴직을 제공하는 파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야후 파이낸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주 양육 여부, 성별 등과 관계없이 새롭게 부모가 된 모든 직원에게 20주의 유급 육아휴직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는 보통 기업에서 주 양육자를 여성으로 보고 남성보다 더 많은 육아휴직 기간을 주는 것과 대조된다.

현재 미국 내 대부분 은행은 양육 여부에 따라 육아휴직을 차등 지급하고 있다. 미국의 씨티그룹, JP모건, 웰스파고 등 주요 은행은 누가 주로 애를 보느냐에 따라 제공하는 육아휴직 기간 차이가 크다. 

미국 3위 은행인 씨티그룹은 여성을 주 양육자로 보고 16주의 육아휴직을 준다. 반면, 남성은 여성 직원이 받는 육아휴직의 절반인 8주만 제공한다. 성별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육아휴직 기간이 두 배나 차이 나는 것이다. 이는 암묵적으로 엄마가 아이를 주로 키운다고 보기 때문이다. 심지어 같은 직장에 다니는 남성과 여성이 받을 수 있는 유급 육아휴직 기간은 최대 4배 이상 차이 나는 곳도 있다.

현재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만 유일하게 성별 구분 없이 모든 부모에게 동일한 육아휴직을 제공한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출생, 대리모, 입양 등 가족 형태와 관계없이 새롭게 부모가 된 모든 직원에게 유급 육아휴직을 제공한다.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직원이 가족에 집중하는 것을 돕기 위해서다.

골드만삭스의 이런 파격적인 행보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인재를 유치하고 직원의 이탈을 막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최고경영자)는 "훌륭한 사람을 직원으로 고용하길 원한다면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

그동안 미국 월가에서는 남녀 성별에 따라 다른 육아휴직 기간이 다른 것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JP모건에 다니는 남자 직원이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이 직원은 남성에게 여성과 똑같은 육아휴직 기간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2017년 미국 평등고용추진위원회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성차별을 주장하며 남성도 여성과 같이 16주의 육아휴직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육아휴직에 대한 남성의 차별 청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JP모건은 지난 5월, 이 남성에게 500만달러(약 58억원)를 지불했다.

육아휴직에 대한 성차별 논란 당시만 해도 근로자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남성의 육아휴직 기간이 늘어나봤자 최대 16주가 최대일 것이라며 다소 소극적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가 유급 육아휴직 20주를 발표하며 예측을 뒤집은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통 큰' 육아휴직을 시작으로 앞으로 미국 내 육아휴직 허용 범위는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그룹 휴즈 윌리엄스 대변인은 "2020년 1월부터 스위스은행은 모든 부모에게 20주의 육아휴직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새로운 정책은 성별이나 주 양육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부모에게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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