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ATL이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곽예지 기자
입력 2019-11-04 18:4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WSJ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업체 CATL은 中정부 작품"

  • CATL 매출 2년 반만에 8배로 급증... 중국 정부의 지원 덕

“잘 알려지지 않았던 중국 회사가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가 됐다. 이는 외국 전기차 제조 기업들이 이 업체를 선택할 수 밖에 없도록 한 중국 정부의 시나리오 덕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CATL이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로 성장한 것은 중국 정부가 수 년 전부터 외국 전기차 기업들에 자국 기업의 배터리를 탑재하도록 압력을 가했기 때문이라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ATL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해낼 수 있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다. 8년 전 자수성가한 중국 재벌 로빈 정이 설립했으며, 지난해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주목되는 점은 CATL의 빠른 성장세다. 2017년 1분기 15억 위안에 불과했던 매출이 올해 3분기 126억 위안으로 급증했다. 약 2년 반 만에 매출이 무려 8배 이상 뛴 것이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도 328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배터리 제조 공장 수와 공장 규모를 기준으로도 CATL은 올해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로 꼽힌다.

이토록 빠른 CATL의 성장이 중국 정부의 ‘작품’이란 게 WSJ의 지적이다.

WSJ는 그 근거로 CATL의 전 사업책임자인 장링펑이 소개한 2017년의 한 일화를 전했다. 당시 메르세덴스벤츠의 모기업인 독일의 자동차회사 다임러는 CATL의 본사를 방문했는데, 한 임원이 회사의 브리핑을 제대로 듣지 않은 채 “가격이나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임원은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여기의 왔을 뿐”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중국 정부의 압박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들이 중국 정부의 압박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중국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210만대 가운데 60%를 판매했고 앞으로도 빠르게 전기차 시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전세계 전기차 판매는 연간 2300~4300만대에 달하고, 이중 57%가 중국에서 판매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은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LG화학과 파나소닉 등 선진 배터리 제조기업들과 이미 계약관계를 맺고 있었지만, 중국 정부의 자국 배터리기업 밀어주기 정책 때문에 이 모든 거래들이 엉망이 됐다”고 비난했다.

한 외국계 배터리 회사의 전 관계자는 WSJ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중국 배터리 업체를 선택하는 상황을 지켜봐야만 했다”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답답한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CATL 관계자들은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고 WSJ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