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제약사 치매 치료제 도전장…개발까진 갈 길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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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19-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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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년 이후 새로운 치료제 개발 無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세계적으로 매년 치매(알츠하이머)환자가 1000만여명씩 증가하면서 치매치료제 개발 시장이 떠오르고 있으나, 여전히 갈 길은 멀어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치매치료제 개발이 국내외에서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임상시험 과정에서 번번이 애를 먹고 있다.

현재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은 치매치료제는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만, 갈란타민, 메만틴, 도네페질+메만틴 등 5가지이지만, 2003년 메만틴 승인 이후 아직까지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치료제는 치매의 근본적인 치료가 아닌 증상 완화에 그치고 있어 획기적인 치료제 개발도 필요한 상황.

지난 3월 미국제약사 바이오젠은 일본제약사 에자이와 함께 2017년부터 공동 개발했던 치매치료제 신약후보물질인 ‘아두카누맙’ 임상3상을 중단했다. 주요 효능평가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성공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글로벌제약사 로슈는 지난 1월 치매 환자 대상으로 진행하던 신약후보물질 '크레네주맙(crenezumab)' 관련 임상3상 2건을 중단했으며, 화이자와 존슨앤드존슨(J&J)이 공동 개발하던 ‘바피네주맙(Bapineuzumab)’과 일라이릴리의 ‘솔라네주맙(Solanezumab)’, 화이자의 ‘포네주맙(Ponezumab)’ 등도 임상이 중단된 상태다.

국내제약사도 마찬가지다. 대화제약은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 ‘DHP1401’이 임상2b상에서 통계적 우월성을 확인하지 못해 임상을 중단했으며, 환인제약도 당귀 추출물을 기반으로 한 ‘INM-176’의 추가 임상을 포기했다. SK케미칼도 할미꽃 뿌리 백두옹을 원료로 한 ‘SK-PC-B70M’을 임상3상에서 멈춘 상태다.

그럼에도 치매치료제 개발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최근 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발표한 ‘알츠하이머 진단‧치료기술 동향브리프’에 따르면, 지난해 치매 관련 임상시험은 약 200건에 달했다. 올해 7월 기준으로 150건을 돌파했다.

더불어 바이오젠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2일 아두카누맙의 임상재개를 알렸다. 아두카누맙이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저하를 늦추는 평가지표를 충족했다고 밝히며, 내년 초 FDA 품목허가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로슈는 세계 최초로 혈액뇌관문(Blood-Brain Barrier, BBB) 셔틀을 붙인 이중항체(RO7126209)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혈액뇌관문은 뇌혈관에서 독성 물질이 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방화벽과 같은 구조를 말하는데, 로슈는 이 혈액뇌관문을 투과해 치매 원인물질에 작용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한다.

국내제약의 경우 일동제약과 젬백스앤카엘, 현대약품 등이 치매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일동제약은 지난 4월 개발 중인 치매치료제 ‘ID1201’의 임상2상을 완료하고, 임상3상 승인을 받은 상태다. ID1201은 멀구슬나무 열매 천련자로부터 추출한 물질이다. 체내에서 치매를 일으키는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 생성을 억제하고,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알파세크레타아제 효소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젬백스앤카엘은 지난 5월 FDA로부터 치매치료제 ‘GV1001’의 임상2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GV1001은 인간 텔로머라제(Telomerase, 효소의 일종)에서 유래한 1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다. 텔로머라제는 염색체 말단에 존재하는 텔로미어의 길이를 유지하는 고유의 기능 이외에 면역 항암 효과, 항염, 항산화, 세포 보호 효과 등의 다양한 기능을 갖는다.

젬백스앤카엘은 현재 90명의 환자모집을 완료해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2상은 중등도 이상의 치매환자 중 도네페질을 3개월 이상 안정적으로 복용한 환자를 대상으로 GV1001을 투여하고 유효성‧안전성을 평가하게 된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퍼시스턴스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치매치료제 시장은 내년 기준 211억 달러(약 2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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