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심 타고 날아오르는 中브랜드..외국 기업은 불매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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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10-2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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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전쟁·홍콩시위에 中 애국주의 소비 강화

  • 美기업들, 中서 사드 보복식 불매운동 공포↑

  • 화웨이·DJI 등 中 토종 브랜드 쑥쑥 성장

미·중 무역전쟁에 최근 홍콩 시위까지 맞물리면서 중국의 애국주의 소비 성향이 선명해지고 있다. 중국 토종 브랜드들은 이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지만, 해외 기업들은 중국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눈치보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중국 엘리트들이 '계급'의 상징으로 즐겨 쓰던 서구 브랜드들이 최근 중국 소비자들의 정치적 감수성이 높아지면서 고전하고 있다.

일례로 코치, 베르사체, 지방시 같은 명품 브랜드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슬렀다는 이유로 연일 고개를 숙이고 있다. 코치와 지방시는 홍콩과 대만을 별도 국가로 표기하면서, 베르사체는 마카오를 별도 국가로 표기하면서 십자포화를 맞았다. 중국 정부에 홍콩, 대만, 마카오는 모두 '하나의 중국' 일부일 뿐이다.

가장 긴장하는 건 미국 기업들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가뜩이나 중국 내 애국주의와 반미 감정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 의회가 중국이 내정간섭이라고 강력히 반발하는 홍콩 인권법을 추진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중국은 토종 기업 육성을 위해 해외 기술과 금융 기업들의 진출을 규제했지만, 규제 밖에 있던 나이키, 애플, 제너럴모터스(GM) 등 소비자 브랜드들은 중국시장에서 꾸준히 입지를 넓혀왔다.

애플은 지난해 매출 약 2600억 달러(약 304조원) 가운데 20%에 가까운 510억 달러를 중국에서 벌어들였다. GM의 경우 중국 매출이 미국 매출을 추월했다. 매트 치엔 GM 중국법인 대표는 "소비자 정서는 우리가 가장 예의주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기업들은 2016년 한국을 향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이번엔 미국을 상대로 재현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로 홍콩 인권법이 지난 15일 미국 하원을 통과하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정세를 분명히 보고 ‘낭떠러지에서 말의 고삐를 잡아 멈추게 하라'"고 경고했다. 이 말은 중국이 사드 보복 당시 썼던 표현이다.

그 사이 중국 기업들은 애국주의 마케팅에 더 열을 올리고, 이런 마케팅이 또 통하는 모양새다. 알리바바의 티몰은 중국 건국 70주년와 연관지어 '애국심 물결' 마케팅을 펼친 덕에 중국 국내 브랜드 매출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돈 냄새를 맡은 중국 소셜미디어 스타들도 경쟁적으로 애국심을 자랑한다. 협업하는 브랜드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건드렸을 경우 신속하게 관계를 끊어버리는 일이 다반사다. 

품질 개선과 애국주의 바람을 타고 중국 화웨이나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들은 서구 경쟁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 화웨이는 올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7%로 압도적 1위로 올라섰다. 애플 점유율은 2012년 11%에서 올해는 7%로 떨어졌다. 2012년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은 5위에 불과했다.

컨설팅업체 프로핏의 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와 중국의 드론 제조사 DJI는 한때 범접하기 어려웠던 애플이나 나이키와 함께 중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10대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프로핏은 "중국 대표 브랜드들이 중국 소비자들의 자부심에 연료를 주입하고 있다"고 짚었다.

캐나다구스와 경쟁하던 중국 패션업체 보시뎅 역시 애국주의 덕을 톡톡히 봤다. 캐나다가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을 체포한 뒤 중국 소비자들이 캐나다구스 불매에 나서면서 보시뎅은 지난 1년 동안 주가가 2배나 뛰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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