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회복, 재계 앞장선다] 국내 기업들, 일본 넘어서기에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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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9-10-2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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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출규제로 국내 기업들이 '脫(탈) 일본'에 나선 가운데 총수가 직접 일본을 방문하거나 방일 일정을 확정짓고 있다. 수출규제로 직접 영향을 받고 있지만 이는 일본 내 정치적인 판단에서 이뤄진 만큼,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하며 관계회복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기업은 삼성과 SK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직격탄을 맞았지만 반대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은 오히려 일본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양국의 관계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중국의 추격을 뿌리칠 수 없다는 판단이 깊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우선 SK그룹은 오는 12월 6일 일본에서 '도쿄포럼'을 연다. 최종현학술원은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20주기를 맞아 최태원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만든 단체다.

이번 행사에는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해 다수의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는 일본 도쿄대와 공동으로 '미래를 만들어 나가자'는 주제로 열리며, 행사와 함께 별도로 한·일 기업 간 대화 세션도 진행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지난 9월 SK워싱턴사무소에서 열린 'SK의 밤' 행사에서 "일본이 물건을 팔지 않으면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이 다 부서진다"고 우려한 바 있다. 이번 포럼을 통해 최 회장은 한‧일 기업 간 관계개선을 위한 대안 등을 제시하고 활발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달 초 '이건희와 일본 친구들'(LJF) 멤버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LJF는 이 회장이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한 뒤 일본 재계 인사들과 만든 모임이다. 교세라와 무라타제작소, TDK 등 일본 대표 9개 전자부품 회사 사장단이 포함돼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9월에도 '2019 일본 럭비 월드컵' 개회식과 개막전을 참관하며 일본과의 관계가 여전히 우호적임을 드러냈다. 이날 개막전에는 아키시노노미야 일본 왕세제 부부, 아베 신조 총리,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등도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타라이 후지오 캐논 회장으로부터 개막식 초청을 받았다.

당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부회장에 대해 "삼성전자의 일본을 중시하는 자세는 현재까지 변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한 "반도체 첨단 개발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에 있어 일본에서 재료를 조달하는 것은 필수"라면서 "일본 기업도 거대 고객인 삼성을 놓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월 일본의 경제보복이 본격 시작되자 일본을 방문해 현지 은행 및 거래선 등과 만나 직접 협상을 진행하는 등 대(對)일본 행보에 속도를 내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일간의 정치 대립은 경제면에서 중국의 이득으로 이어진다"면서 "반도체 등 하이테크 산업에서 패권을 노리는 중국 입장에서 반도체 세계 1위인 삼성은 언젠가는 추월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또 "수조엔 규모의 설비투자를 정부 주도로 추진하는 중극의 추격에 삼성도 주춤할 여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 기업은 수십여년간 파트너십을 이어온 만큼 정치적 이슈로 등을 돌릴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최근 중국이 반도체 굴기와 디스플레이 굴기를 내세운 만큼 국내 기업 입장에서 일본과의 협업은 더욱 중요한 시기"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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