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고초려' 브렉시트, 이번엔 英의회 문턱 넘나

최예지 기자입력 : 2019-10-18 11:19
브렉시트 합의 타결…EU 정상들, 만장일치 승인 남은 것은 '영국 의회'...통과될 지 여부 미지수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이 17일(현지시간) EU와 영국이 이날 합의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 초안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하지만 영국의회 비준 등 나머지 절차가 변수로 남아있다. 이번 새 합의안이 영국 의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영국 하원에서 통과되면 브렉시트 작업이 탄력을 받게 되지만, 또다시 부결되면 브렉시트 시한이 3개월 더 연기되면서 브렉시트를 둘러싼 영국과 EU의 혼돈과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브렉시트, EU 정상회의 승인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실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EU 정상들이 이 브렉시트 합의안 초안을 승인했으며 EU 기구에 이번 합의가 오는 11월 1일부터 발효될 수 있도록 하는 조처를 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EU 정상들은 "브렉시트가 예정대로 이달 31일 이행될 수 있도록 EU 기관들이 조처를 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영국과 최대한 가까운 협력관계를 구축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합의안은 공식적으로 영국 의회 비준 절차로 넘어가게 됐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9일 합의안을 의회 표결에 부칠 전망이다.

도날트 투스크 EU 집행위원회 상임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합의안은 EU 단일시장의 통합을 보장하는 동시에 EU와 영국 간 혼란과 갈등을 피할 수 있게 했다"며 "이제 공은 영국 쪽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며 브렉시트 추가 연기 가능성에 대해 "연기 요청이 있다면 어떻게 대응할지 회원국들과 상의해 보겠다"고 했다. 또 영국의 EU 재가입 가능성에도 문을 열어뒀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EU 정상회의 중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영국이 브렉시트를 끝내고 10월31일에 EU에서 나올 수 있는 기회"라며 매우 좋은 합의를 이뤘다고 평했다. 그는 새 합의안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 영국 전체가 EU에서 함께 탈퇴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영국은 물론 EU에 있는 우리 친구들에게도 매우 좋은 합의"라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U·英, 막판 협상 진통 후 돌파구 찾아

영국과 EU는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진행된 막판 협상에서 진통을 겪다가 정상회의 시작 몇 시간 전에서야 합의에 도달했다. 합의안은 북아일랜드에 '두 개의 관세체계'를 동시에 적용하는 게 골자다.

새로운 브렉시트 합의안은 △북아일랜드가 제한적으로 EU의 상품규제를 준수한다 △북아일랜드가 영국의 관세 영역에 머무르지만 EU 단일시장의 진입 '입구' 역할을 한다 △EU 단일시장의 통합성을 유지하고 부가가치세(VAT) 관련 영국의 정당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합의를 이룬다 △북아일랜드 의회는 4년마다 EU 규정의 적용을 계속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등 4가지 내용으로 구성됐다.

​다만 기존 영국의 제안 중 협정 효력 전에 북아일랜드의 동의를 구하도록 한 부분은 재협상 합의에서는 삭제됐다.

​전날만 해도 브렉시트 합의가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많았다. 영국 집권 보수당의 연립정부 파트너인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이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해법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다. 그런데 17일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한 것이다. 

◆최악 피했지만 英의회 비준 난관 예상

일각에서는 아무런 합의 없이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No Deal) 브렉시트' 사태는 피했으나 향후 의회 비준까지 난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U 정상들은 이번 합의안이 영국 의회에서 통과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영국 야당은 물론 영국 집권 보수당의 연립정부 파트너로 영국 하원 승인투표의 키를 쥔 민주연합당(DUP)이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인 노동당의 제레민 코빈 대표는 새 브렉시트 합의안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영국 의회에서 반대 투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보수당과 연정을 구성 중인 민주연합당(DUP)도 이날 성명을 통해 "현 상황에서 우리는 세관에 대해 제안된 것을 지지할 수 없다"며 "(협상안에는) 부가가치세(VAT)에 관해서도 명확성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영국 하원이 앞서 승인투표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을 두 차례나 부결해 이번에도 승인이 불투명하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당시 테리사 메이 전 총리가 법적 구속력이 있는 EU 탈퇴협정을 별도로 표결에 부쳤지만 역시 승인을 얻지 못했다. EU 탈퇴협정 중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안전장치'다. 종료시한이 없는 데다, 영국 본토와 달리 북아일랜드만 EU의 상품규제를 적용하게 된다는 이유로 DUP가 반발했다. 

이번에 양측의 비준을 얻게 되면 영국은 오는 31일 23시(그리니치표준시·GMT) EU를 떠나게 된다. 지난 2016년 6월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를 결정한 지 3년 4개월 만에 'EU 탈퇴 대장정'이 마무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협상안이 영국 의회에서 부결된다면 '벤 액트(법)'에 따라 존슨 총리는 EU에 내년 1월 31일까지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일단 안도했다. 영국과 EU 간에 '노딜 브렉시트'를 막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극적으로 타결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이에 외환시장에서는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각각 0.3%와 0.4%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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