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터키, 5일간 휴전 합의..."쿠르드족 민병대 철수 조건"

시리아 국경도시 '코바니'도 공격하지 않기로 합의

터키와 미국이 17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동부 공격을 5일(120일)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CNBC,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터키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회담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미국과 터키는 시리아에서의 휴전에 합의했다"면서 "쿠르드족 민병대가 안전지대 밖으로 철수할 수 있도록 터키는 120시간 동안 군사작전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쿠르드족 민병대가 철수 후 모든 군사작전은 종료될 것이라면서 "이미 쿠르드족 민병대가 주축을 이룬 시리아민주군(SDF)과 미국이 접촉해 이미 철수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터키는 또 시리아 국경 도시 '코바니'에 대해 공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번 조건부 휴전은 종전 터키의 요구 조건을 미국이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앞서 지난 9일 터키는 시리아 북동부에 주둔 중인 쿠르드족 민병대가 자국 내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의 시리아 분파라면서 쿠르드족 민병대를 소탕하기 위한 군사작전에 돌입했다. 9일 밤부터 시작된 이번 작전으로 쿠르드족 병사 74명, 터키가 지원하는 시리아 반군이 49명, 민간인이 30명 사망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집계했다.

터키의 쿠르드 공격을 사실상 묵인해 IS를 격퇴하기 위해 손을 잡았던 쿠르드를 사지로 내몰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뒤늦게 터키에 대한 경제 제재안을 꺼내 들었다.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터키에서 군사작전 중단이라는 대단한 뉴스가 있다"며 “(휴전에 합의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감사한다.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시리아 쿠르드족을 공격한 터키의 조건부 휴전합의와 관련, 환영의 뜻을 밝혔다.
 

터키를 방문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오른쪽)이 17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회담한 후 수도 앙카라의 미국 대사관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