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 족쇄 끊어낸 신동빈, ‘뉴롯데’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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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19-10-1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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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 국정농단 뇌물공여 상고심서 원심 확정 판결

  • 총수 부재 피한 롯데그룹 안도...호텔롯데 상장, 대규모 인사 예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지난 3년간 옭아맨 ‘사법 리스크’ 족쇄가 마침내 끊어졌다. 대법원이 17일 상고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하면서다. 이로써 신 회장은 더 이상 영어(囹圄)의 몸이 될 것을 걱정하지 않고 ‘뉴롯데’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신 회장은 2016년 6월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된 이후 총수 일가 경영비리 혐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70억원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3년4개월간 수차례 법정을 오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7월 하반기 사장단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2018년 2월, 1심 재판부가 뇌물공여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6개월 실형을 선고하면서 롯데는 충격에 빠지게 됐다. 신 회장이 구속 수감된 8개월 동안 롯데는 총수 공백에 따른 결정권 부재로 국내외 대규모 신규투자와 채용 등을 올스톱하며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같은 해 10월 2심에서 재판부가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면서, 신 회장은 구속 234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그럼에도 신 회장과 롯데는 지난 8월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상고심 파기환송으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같은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의 대법원 판결을 두고, 재계에서는 신 회장의 상고심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날 상고 기각, 원심 확정 판결을 내렸다. 판결 직후, 법정에 참석하지 않은 신 회장을 대신해  참석한 롯데그룹 관계자들은 안도의 큰 한숨을 내쉬었다는 후문이다.

롯데지주는 대법원 선고 직후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많은 분들의 염려와 걱정을 겸허히 새기고, 국가와 사회에 기여해 신뢰 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또한 “롯데그룹의 경영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는 측면에서 다행”이라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롯데그룹이 발표한 대규모 투자, 고용 계획이 순조롭게 이행되길 바란다”며 대법원 판결을 반겼다.

이날 대법원 판결로 신동빈 회장의 거취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만큼, 그가 추진해온 ‘뉴롯데’ 작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신 회장은 2015년 7월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이후, 부친 신격호 명예회장 시절부터 복잡하게 꼬여 있던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추진하며 ‘뉴롯데’를 선언했다.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 이후 일본롯데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2016년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하는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했다. 그러나 오너일가의 경영 비리, 국정농단 연루, 롯데면세점 특혜 논란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IPO(기업공개)를 포기했다.

그럼에도 2017년 10월 롯데지주를 출범시키면서 지배구조 개선 작업은 이어왔다.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2년 이내인 지난 11일까지 금융계열사 지분을 모두 처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롯데지주는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각각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과 JKL파트너스에 매각했고, 롯데캐피탈은 일본 롯데홀딩스에 매각했다. 소량이지만 롯데액셀러레이터 보유지분도 지난달 23일 호텔롯데에 매각했다.

다만 호텔롯데 상장 작업은 ‘실적 개선’ 난제에 부딪힌 상태다. 호텔롯데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면세점 사업부문의 최근 업황이 부진한 탓이다.

그룹 2인자인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최근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투자자들을 설득할 만한 실적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재로선 (호텔롯데 상장은) 시기상조”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롯데는 신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사라짐에 따라 당초 12월~1월 예정이던 롯데그룹 정기 인사를 다소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승진 인사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경영 불확실성을 확실히 거둬낸 만큼, 그간 마음고생을 한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뉴롯데를 향한 파이팅을 다지는 의미에서 승진 인사를 보다 빨리, 대규모로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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