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권 70%가 통화완화"...IMF, 저금리 장기화 역풍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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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9-10-1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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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요경제권 기업 부채 40% '디폴트' 위기

  • 주식·채권 가격 고평가...'급조정' 경고도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역풍을 경고하고 나섰다.

IMF는 16일(현지시간) 낸 반기 국제금융안정보고서(GFSR)에서 국제금융시스템, 궁극적으로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기업 부채 부담 증가 △기관투자가 고위험·비유동 자산 증가 △신흥·프런티어시장 대외차입 의존도 상승 등을 꼽았다.

IMF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무역마찰과 세계 경제 전망을 둘러싼 우려로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활동의 둔화·침체 위험이 커지면서 각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 쪽으로 이동하고, 시장금리의 하락이 뒤따르게 됐다는 것이다.

이 결과 시장에서는 연초에 비해 초저금리 기조가 한동안 계속 되리라는 전망에 더 힘이 실리게 됐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경제권이 통화완화 기조에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국제금융안정보고서(GFSR) 2019년 10월판 표지[사진=국제통화기금]


IMF는 저금리 기조가 전 세계로 번지는 동안 기업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08~2009년 '대침체' 충격의 절반 수준인 성장둔화만 닥쳐도 주요 경제권 비금융 기업들이 갚지 못할 부채가 19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경제권 전체 비금융 기업 채무의 40%가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위험)를 안고 있는 셈이다.

'주요 경제권'은 미국, 중국, 일본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다. 유로존에서는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5개국을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IMF는 당장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예상하진 않는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낮춰 왔다. 성장둔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주요국 기준금리 추이 및 전망(단위 %)[그래픽=국제통화기금(IMF)]


IMF는 취약한 세계 경제를 떠받쳐야 할 저금리 자금이 금융시장의 위험천만한 수익 추구에 휩쓸리면서 오히려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은행 규제를 보험사와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으로 확대하는 게 시급하다고 촉구하고 나선 이유다.

보고서 작성을 이끈 토비어스 에이드리언 IMF 통화자본시장국장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관투자가들이 수익 추구에 나서면서 더 위험하고 유동성이 적은 자산을 갖게 됐다"며 "이는 충격 증폭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금리가 당장은 성장세를 떠받치지만, 중기적으로는 성장세를 위험에 처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MF는 저금리가 금융자산 가격을 띄어올리면서 주식과 채권이 고평가됐다며, 급격한 조정이 닥칠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전 세계적으로 금리(수익률)가 마이너스인 채권 물량이 15조 달러에 이를 정도가 됐고, 미국과 일본 증시의 가격 수준은 이미 과도하게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IMF는 신흥·프런티어시장의 대외채무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봤다. 특히 신흥시장의 대안으로 주목받아온 프런티어시장의 대외채무 비중이 2008년 연간 수출액의 100%에서 최근 160%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주요국의 금리인상을 비롯한 대외변수에 그만큼 더 취약해졌다는 의미다.

IMF는 신흥·프런티어시장 국가들이 대외차입을 늘리기보다 건전하고 탄탄한 채무관리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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