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산(産) 항공모함이 단돈 15억원... 軍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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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19-10-1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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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 상파울루 항모 아파트 한 채값에 매물로

  • '구매해 달라' 청와대 국민 청원 등장

  • 운용·기술수입·산업적 목적 모두 부적합

브라질이 프랑스에서 2000년에 수입한 클레망소급 디젤 항모(1957년 건조)인 R-99 포슈(Foch, 브라질 명(名)상파울루) 항공모함을 15억원에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항모를 통한 우리 해군의 해상 육상 기지 확보, 제공권(制空權) 우위 점유 등에 대한 기대와 서울지역 132㎡(약 40평대) 아파트 한 채 값 정도 수준의 매력적인 가격이 맞물리면서 '구매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등 매입을 주장하는 측은 상파울루 항모 설계 기초자료와 운용요원 훈련 등 데이터 수집 용도로 가치가 충분하다며 당장 사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상파울루 항모가 '캐터펄트(사출기)'를 장착한 항모여서 전투기와 같은 고정익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브라질 상파울루 항모는 '고철'로도 사 올 이유가 없다는 것이 군 당국을 비롯한 전문가들 다수의 의견이다.

구매 반대의 첫 번째 이유로 상파울루 항모의 운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꼽혔다.

군함의 평균 수명은 30년 정도다. 항모의 경우 정비와 보수를 통해 40년 정도를 운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파울루 항모는 이미 60년이 넘었다.

실제로 브라질조차 너무 낡아서 개수 자체를 포기했다. 브라질은 현재 영국에서 퇴역한 오션급 상륙함을 가져와 대신 쓰고 있다.

게다가 해군이 무리해서 훈련용으로 사용한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에 상파울루 항모에 올릴 전투기가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향후 도입 가능성이 점쳐지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역시 마찬가지다. F-35B는 수직이착륙기라 사출기가 필요 없고, 해군용 F-35C는 무거워서 상파울루 항모의 사출기로는 사출이 안 된다.

기술 습득 측면 역시 무용(無用) 하다는 게 중론이다. 상파울루 항모는 1950년대 기술 기반의 항모로 현재 건조되는 항모와는 기술력 차이가 극심하다. 아울러 이미 우리나라는 호주가 사용하다 퇴역한 항모를 해체한 적이 있어 항모에 관한 기술 자체는 보유하고 있다.

구매를 주장하는 측이 요점(KEY-POINT)으로 주장하는 '사출기' 자체도 오래된 기술이라 효용성을 따질 수 없다는 지적이다. 상파울루 항모를 건조한 프랑스가 해당 사출기 기술을 가졌지만, 정작 차기 원자력항모인 '샤를 드골'급에는 미 원자력 항모의 주력 니미츠급에 사용된 사출기를 도입한 것이 좋은 예다.

마지막으로 산업적 측면에서 '고철'로 팔아 수익을 낼 수도 없다는 이유다. 군함은 일반 선박과 달리 특수강을 사용하기 때문에 재생이 어렵고 채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15억 원이라는 가격에 귀가 쫑긋하지만 상파울루 항모의 효용성을 볼 때 국내로 들여오는 데 드는 비용과 정박하는 데 드는 비용 등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역시 "값비싼 비용과 지대지 미사일 등을 탑재한 이지스함 등의 등장으로 세계적으로 항모 중심의 작전 개념이 바뀌고 있다"며 "브라질 역시 항모에서 잠수함 운용으로 작전 개념을 바꾼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가 효용성이 없는 상파울루 항모를 살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사진= Rob Schleiffert at wikim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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