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스페셜 칼럼] 2020년 경제전망 : 대전환점(Point of a Great Trans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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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입력 2019-10-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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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모르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다. 말하고자 하는 것만 말하고, 보고자 하는 것만 보고 있다. 경제라는 하나의 현상을 놓고도 누군가는 위기라 말하고, 누군가는 위기가 아니라 말한다. 위기라고 믿는 사람들은 위기라는 말만을 믿고, 위기가 아니라고 믿는 사람들은 위기가 아니라는 말만 받아들이고 있다.

경제 기사, 경제 강의, 경제 방송, 경제 책들이 넘쳐나는데, 어떤 것이 가짜 정보고 어떤 것이 진짜 정보인지 구분하기는 어렵기만 하다. “정치색 없이, 이권 단체의 입장 없이, 객관적으로 2020년 경제를 먼저 들여다보고 싶다.” 경제 주체들의 마음은 한없이 목마르다. 객관적으로 2020년 경제를 먼저 들여다보고자, 10월 23일 저자가 발표할 <한 권으로 먼저 보는 2020년 경제전망>을 요약적으로 제시해 보고자 한다.

2020년 국내외 주요 경제 이슈

2020년 경제는 ‘대전환점(point of a great transition)'이다. 2020년은 2010년대의 모습과는 다른 새로운 경제구조로 전환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세계경제는 2019년을 저점으로 하여 반등한다. 기준금리를 인상해 왔던 긴축의 시대가 종결되고, 완화의 시대로 전환된다. 세계적으로 경기부양에 초점을 두고, 2019년에 고조되었던 긴장감이 2020년 들어 상당부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불확실성은 2020년에도 장기화되면서 확실성이 된다. 반등하는 신흥국(rebounding emerging)들이 2020년 세계경제의 회복을 견인하기 시작한다. 특히 아시아 신흥국들의 반등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세(DST)라는 새로운 무역전쟁의 예고편이 시작하고, 미국과 EU의 갈등이 격화되기 시작한다.

2020년 한국경제에도 거대한 전환점이 시작된다. 소득주도 성장정책이라는 분배정책에서 투자진작이라는 성장정책으로의 방향성 전환이 시작된다. 한국경제는 제조업 위기를 맞은 상황이지만, 한·일 무역전쟁을 계기로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최우선 정책기조로 두고 전환점을 맞이한다. 부동산 시장도 탈동조화(decoupling)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국면으로 진입한다. 2019년까지 ‘콘셉트’에 머물렀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은 2020년에 ‘액션’으로 구체화되기 시작한다. 산업적으로도 수소경제의 현실화, 소재부품산업의 집중적 투자, 신재생에너지로의 대전환 등과 같은 탈바꿈된 트렌드들이 즐비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세계경제 전망

2020년 세계경제는 완만하게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IMF는 2020년 경제성장률이 완만하게 반등할 뿐 2019년의 저점에서 벗어나는 정도이고, 2017년과 2018년 수준에는 못 미치는 정도로 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과 브렉시트 등 정치적 리스크가 2020년 경제전망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무역전쟁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취약한 제조업이 침체기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세계경제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신흥국과 선진국 간이 상반된 양상에 놓일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과 같은 주요 선진국 경제는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나, 신흥국들은 2019년 저점을 기록한 이후 상당한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측된다. 신흥국들은 2018~2019년 동안의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는 국면이지만, 선진국들은 보호무역조치들과 브렉시트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2020년 한국경제 전망


2019년 한국경제는 하강국면이 명확한 ‘결정점(deciding point)’으로 비유되었다. 기회요인보다 위협요인이 절대적으로 많은 해였다. 대외적으로도 대내적으로도 불확실성이 가득했다. 사실 2018년부터 시작된 하강국면은 2019년에 더욱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보호무역주의가 격화되면서 무역분쟁으로 확대되듯이 말이다. 2018년 한국경제가 ‘나름의 선방’이라는 2.7%를 기록한 이유는 수출 때문이었다. 내수경제가 급속히 안 좋아졌지만, 수출이 3.3% 증가하면서 경제를 지탱해 주었다. 2019년에는 대내경제가 안 좋은데 수출마저 크게 둔화되면서 경제성장률이 크게 하락했던 것이다. 2019년 경제성장률 2.1%는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고, 유럽발 재정위기 충격이 있었던 2012년(2.4%)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2020년 한국경제는 수많은 변화에 직면하는 ‘대전환점'에 놓여 있다. 2020년 한국경제는 2019년 저점에서는 반등하지만, 회복세를 체감할 수 없는 수준의 2.2%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변의 많은 채널에서 위기감을 조성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2020년은 IMF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그런 위기의 상황이 아니다. 중장기적으로 경기가 둔화되는 기조 속에서, 2019년 저점을 뒤로하고 소폭의 반등이 있는 시점이다. 회복이라고 느껴지지는 않지만, 위기라고 정의될 수는 없다.

 
 

 


2020년 대전환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2020년은 많은 것들이 바뀌는 대전환점이다. 세계경제의 기조도, 정부의 재정정책 방향도, 통화당국의 통화정책 결정도 모두 전환되는 시점이다. 이러한 전환 속에서 대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변화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관찰하고, 적절한 대응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이슈들은 ‘나’와 상관없지 않다. ‘나’의 삶을 결정할 것이다. 기업은 2020년 경제적 환경변화를 주목하고, 기회요인들을 포착하고 위협요인들에 대비해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들은 세계경제에 속해있는 하나의 유기체로서 경제를 들여다보고 싶은 인문학적 필요를 충족할 수 있다. 특히, 투자자는 ‘눈을 감고 운전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가계와 기업이 최적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는 책임 있는 주체로서, 2020년 경제적 여건을 선제적으로 살피고 경제적 대전환을 시도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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