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나란히 ESS 안정대책 발표...'미묘한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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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신수정 기자
입력 2019-10-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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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SDI와 LG화학이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대한 신뢰 회복에 나섰다. 하지만 뉘앙스는 미묘하게 달랐다.  
 
◆ "ESS시장 신뢰 회복 관건"...삼성SDI·LG화학, 추가 대책 발표

14일 삼성SDI와 LG화학은 각각 설명회와 자료를 통해 ESS의 안전성 강화 대책 진행 상황과 계획을 밝혔다. ​ESS가 배터리업계의 차세대 먹거리인 만큼 하루 빨리 리스크를 해소해 ESS 생태계를 복원하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내비친 셈이다.

양사의 대책은 ESS 화재 위험성을 차단하고, 만약 불이 나더라도 대형 화재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기능을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삼성SDI는 시스템 내에서 발화 현상이 발생하더라도 화재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는 특수 소화시스템을 이달부터 생산되는 배터리에 적용한다. 운영 중인 국내 전 사이트 1000여 곳에 이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전체 적용에 약 6개월여의 시간과 1500억~2000억원의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앞서 배터리 보호 3단계 안전장치 설치와 충격 센서부착 등 안전성 종합 강화 대책을 내놓은 데 이은 추가 대책이다.

임영호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장(부사장)은 "자사의 배터리가 화재의 원인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잇따른 화재로 국민과 고객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의지로 이번 고강도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삼성SDI ESS[사진=삼성SDI 제공]

LG화학도 이날 화재 확산 방지 제품 출시를 준비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 제품은 국제인증 시험을 통과한 상태다. 추가 테스트가 마무리되는대로 관련 시스템을 적용할 방침이다.​ 화재가 발생해도 기록이 소실되지 않도록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보호하는 장치를 추가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앞서 LG화학은 외부의 전기충격으로부터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해 안전장치를 설치하고, 절연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 전원을 차단시켜 화재를 예방하는 장치인 IMD를 설치한 바 있다.

LG화학은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정밀 실험 및 분석은 물론, 보다 가혹한 환경에서의 시험을 올해 말까지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 결과에 따라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계획이며 명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더라도 교체를 포함해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 삼성SDI·LG화학 온도차..."제품 결함 여부 관건"

이처럼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ESS에 대한 안정성 강화 대책을 발표한 것은 지난 6월 정부의 ESS화재 조사 결과 발표 후 불확실성 해소로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또 다시 화재가 발생하며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연이은 ESS 화재로 인해 ESS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고조되고 있다. 실제 올해 배터리업계의 신규 수주는 전년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LG화학 익산공장 [사진=LG화학 제공]

이런 가운데 국내 배터리업계 양사의 입장도 갈리고 있다. 삼성SDI의 경우 배터리 자체에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ESS 사업장에서의 제품 운반과 운영 미숙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반면 LG화학은 배터리 결함이 의심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발생한 ESS 화재 사고 26건 중 14건이 LG화학, 9건이 삼성SDI 제품이 사용됐다. LG화학 ESS화재 발생 14건의 경우 2017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LG화학 중국 난징 공장에서 만들어진 초기 물량으로 확인됐다.

이에 LG화학은 화재 발생 ESS에 공급된 2017년 난징공장 산 배터리에 대해 전국 사이트에 70% 제한 가동을 권고했다. 화재 발생으로 인해 손실을 입은 비용에 대해서는 LG화학이 전액 부담해 ESS 설치 사업주들의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는 "삼성SDI는 배터리 문제라고 발표된 것은 없음에도 배터리 셀 외곽 문제를 관리할 수 있는 전류차단장치, 소화장치, 진동장치에 대해 투자하며 안정성을 강화하겠다고 한 것은 선제적인 조치로 보인다"라며 "LG화학의 경우 품질적인 노력보다는 충전률을 낮추는 등 소극적인 대처 밖에 내놓지 않고 있어 아쉽다"고 평가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삼성SDI 안전 대책의 핵심은 유통과정에서 셀 불량을 관리해 관리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이라며 "ESS 사업 의지를 확고하게 나타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LG화학의 경우 지난 4월 배터리 충전량을 낮추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는 장기적으로 셀 불량으로 인한 화재를 막을 수 있도록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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