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퇴 막전막후... "검찰개혁의 도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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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19-10-1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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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검찰개혁의 도약대가 되겠다. 저를 딛고 검찰개혁이 확실히 성공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끝까지 지켜봐주시기를 바란다."

조국 법무부장관은 14일 오전 2차 검찰 개혁방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사실상 사퇴를 암시했다. 조 장관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으로 서초동이 혼란에 빠졌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조 장관은 과천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수부 축소·명칭 변경을 위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15일 국무회의에 상정한다고 밝히는 등 정상적으로 집무를 했다. 지난 8일 나왔던 검찰개혁안에서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들이 포함된 것이었다.

조 장관은 검찰개혁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저는 검찰개혁의 도약대가 되겠다"며 "이번만큼은 저를 딛고 검찰개혁이 성공하도록 국민이 지켜봐달라"는 말을 남겼다. 검찰개혁이라는 사명을 끝까지 완수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이에 SNS 상에서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했던 말이라며 "감동적이다" "끝까지 조 장관을 수호하자"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조 장관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도 순조롭게 마쳤다. 특수부 축소에 관한 질의부터 검찰개혁이 빠르지 않냐는 질의까지 듣고 답변하는 조 장관의 모습에선 검찰개혁에 대해 타협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보였다.

일각에서 나오는 '11월 사퇴설'에 대해서는 말하기 적절치 않다며 답변을 하지 않았지만, 일부의 억측을 일축하는 정도로 여겨졌다.

오전 11시에 시작된 기자회견은 일문일답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후 취재진들은 서초동 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감사 현장으로 대부분 복귀했다. 같은 시간 고등법원 등을 대상으로 한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 현장은 오전 내내 조 장관 동생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명재권 판사를 증인으로 출석시켜야 한다"는 야당과 '정치공세'라는 여당의 싸움으로 파행을 거듭했다.

오전 11시 5분쯤 파행을 시작으로 50여분 시간이 지체된 뒤에야 여야 간 다툼이 잦아들고, 자유한국당 정점식 의원의 질의를 시작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의 질의가 이어졌다. 오전 국감이 끝날 때까지 현장에서는 '조국' 이슈를 빼고는 아무런 이야기가 없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조 장관이 사퇴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오후 1시 30분을 전후해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법무부 발 문자메시지가 올 때까지만 해도 서초동 분위기는 예상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상당수 기자들은 긴가민가하고 있었다. 일부에서는 말도 안 되는 '지라시'라며 조 장관을 흔들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불과 3시간 뒤인 오후 2시, 조 장관이 실제로 사퇴했음이 확인되면서 탄식과 안타까움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조 장관은 사의를 표명한 글에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소임을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면서 “가족 일로 대통령께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사퇴이유를 밝혔다.

이어 “온갖 저항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국민들의 덕분”이라면서 “저를 내려놓으시고 대통령님께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한다"며 "특히 원래 건강이 몹시 나쁜 아내는 하루하루를 아슬아슬하게 지탱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오전 9시 30분쯤 조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를 비공개로 소환해 조사했다. 정 교수가 검찰에 소환된 것은 다섯번째고 지난 주말 소환돼 15시간의 조사를 마치고 귀가한 지 이틀 만이었다.

정 교수는 조사 도중 조 장관의 사퇴 소식을 들었고, 소식을 듣자마자 조사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차후 출석을 통보하기로 하고 일단 정 교수를 귀가 조치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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