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한 中변수…비핵화 협상, 'G2 힘겨루기'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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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19-10-08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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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김명길, 美 제안한 2주 내 협상 재개 가능성 일축

  • 北, '올해 말' 시한으로 하는 조건부 협상안 美에 제시

  • 北·中, 6일 단둥서 수교 70주년 기념행사...밀월 과시

  • "재선, '탄핵 위기' 등 트럼프 정치적 상황 이용하는 듯"

북한이 '스톡홀름 노딜' 직후 비핵화 협상 시한을 올해 말까지로 제시하며 대미(對美) 압박에 나섰다. 동시에 수교 70주년을 맞은 중국과는 비공개 행사를 진행하는 등 밀월을 과시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판을 깨뜨린 북·미 비핵화 협상이 'G2(주요 2개국) 힘겨루기'로 변모하는 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단을 최대 외교 치적 중 하나로 과시하고 있는 만큼 내년 11월 대선까지는 이 같은 상황을 유지해 미국으로부터 최대한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북한의 전략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미·중 무역 갈등과 이란 문제 등 여러 대선 이슈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북한 문제를 소홀히 할 수 있고, 결국 북한이 무력 시위 등 자충수를 둘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급해진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경우 미국 내 대북 강경론에 힘이 실리면서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 수정에 대한 압박 역시 거세질 수 있다.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비핵화 협상을 두고 북한은 미국이 급하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북한 카드'로 미국이 급할 일은 없다"면서 "오히려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궁지에 몰린 북한이 자충수를 둘 경우 미국에 좋은 공격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협상 대표로 참석한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7일 귀국차 경유지인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추후 회담 여부는 미국에 달려있다면서 미국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북한과 중국이 수교 70주년을 고리로 밀착해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중국이 또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외교가에 따르면 북·중 양국은 수교 기념일인 6일 접경 도시인 단둥에서 수교 70주년 기념행사를 비공개로 개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중국 방문도 준비했지만 실무협상 결렬의 여파로 방중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북·중 정상은 상호 축전을 교환하며 양국 친분을 과시했다.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북·중이 이른 시일 내에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이란 전망이 뒤따른다.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즈음해 매번 방중해 시진핑 주석을 만났다. 연내 북·미정상회담 개최는 불투명하지만, 미국을 겨냥한 전략적 카드로 중국과의 동맹을 이용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특히 북·중 양국이 회담을 통해 북한 노동자들의 중국 체류 연장 등 제재 해제와 무상 원조에 합의할 경우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 공조 체제도 뒤흔들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소식통은 "북·중은 서로 뗄 수 없는 사이라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전략적 밀월 강화로 각자 최대 이익을 추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과 중국의 수교 70주년 기념일인 지난 6일 북중 접경지역인 북한 신의주 지역에 '조중 외교관계 설정 70돌', '조중 친선'이라고 적힌 표지판이 눈에 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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