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명길, 북미회담 결렬 원인·재개 여부 모두 "미국에 물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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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19-10-0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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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명길 북 외무성 순회대사 "추후 회담 여부, 미국에 달려있어"

  • "미국 준비 제대로 안되면 끔찍한 사변 차려질 수도"

스웨덴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 결렬 책임을 미국으로 돌린 북한이 추후 회담 여부도 미국에 달려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협상 대표로 참석한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7일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추후 (북·미) 회담 여부는 미국에 달려있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김 대사는 이날 오전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추후 회담은 미국 측에 달려있다. 이번 회담은 욕스럽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2주일 후 회담을 진행하냐’는 질문에는 “2주일 만에 온다는 건 무슨 말이냐”며 “미국이 판문점 회동 이후 거의 아무런 셈법을 만들지 못했는데, 2주 안에 만들어 낼 수 있을 거 같습니까?”라고 반문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이 대화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회담이 진행되느냐 마느냐는 미국 측에 물어보라”라며 “미국이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 어떤 끔찍한 사변이 차려질 수 있겠는지 누가 알겠느냐. 두고 보자”라고 답했다.

김 대사는 ‘미국이 어떻게 제안해야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라는 물음에는 “얼마나 준비가 되겠는지 그건 미국 측에 물어보라”라며 미국 측에 원하는 바에 대해서도 “미국 측에 제안해놨으니 미국 측에 물어보라”고 말했다.

이는 이번 스톡홀름 북·미 협상의 결렬 원인을 전적으로 미국에 돌린 것으로, 향후 협상 재개도 미국의 입장 변화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대사는 앞선 경유지 러시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도 2주 이내에 스톡홀름에서 북미 협상 대표가 다시 만날 가능성을 묻자 “판문점 수뇌 상봉(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 6월 말 ‘판문점 회동’) 이후 지금까지 90여 일이 지나갔다. 그동안에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미국 측이 새로운 셈법을 만들어 나오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짧은 2주일 동안에 어떻게 세계적 관심에 부응하는 그런 새로운 셈법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건지 매우 의심된다”며 “우리는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역겨운) 회담이 다시 진행되길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측이나 스웨덴 측과 2주 후 재협상에 관해 얘기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5일(현지시간)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은 비핵화 조치와 상응 조치 간 ‘새로운 셈법’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아무런 성과 없이 결렬됐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협상 대표로 참석한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7일 귀국차 경유지인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추후 회담 여부는 미국에 달려있다면서 미국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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