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스톡홀름 노딜'...추가 양보 얻으려는 北 협상전략"-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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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10-07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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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언론, 협상 결렬 원인 '美전략변화' 北 과도한 기대 꼽기도

  • 北대표단, 러시아 경유 중국행...2주 후 협상 "美에 물어봐라"

수개월 만에 어렵사리 재개된 '북미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미국 언론들은 북한의 협상 결렬 선언이 실질적인 협상 중단이라기보다 미국의 양보를 더 끌어내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이하 현지시간) 북한 전문가를 인용해 "북한이 관영 매체를 통해 미국의 정책이나 고위 당국자들에 대해 과도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이번 스톡홀름 회담 결론에 대한 북한의 발표는 장기간의 외교 중단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이성윤 미국 터프츠대 교수는 이 신문에 "북한은 그들의 위협에 대한 인식 수준을 최대한 높여 더 많은 양보를 얻어 낸 다음 보상의 대가로 긴장을 완화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지난 10여년 동안 북한은 협상에서 위기를 조성함으로써 전술적 이득을 얻기를 기대하며 협상장을 박차고 나가는 일을 반복했다는 주장이다.

앞서 미국과 북한은 스웨덴에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7개월 만에 비핵화 실무협상에 나섰지만 또다시 빈손으로 헤어졌다. 북한이 미국의 변화를 요구하며 협상 결렬을 선언한 후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북한과 좋은 논의를 했다며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미국 측은 하노이 회담 후 북미가 처음으로 만나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번 협상이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곧바로 "미국이 여론을 오도한다"고 반박했다.
 

북한이 지난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된 북극성-3형 발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다만, WSJ는 양국이 곧바로 협상에 복귀할 가능성이 적다고 내다봤다. 양측이 실무 접촉을 준비하면서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제거와 관련해 온도 차가 컸고, 한반도의 비핵화가 무엇을 의미할지에 대한 최종 결론도 공유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북한이 장거리탄도미사일 실험 재개 움직임 등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됐다. WSJ는 북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스톡홀름의 결렬은 북한의 추가 무기 시험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 결렬의 원인이 북한의 과도한 기대 탓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채드 오캐럴 코리아 리스크 그룹 대표는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북한이 미국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안고 스톡홀름에 왔을 수 있다"면서 "오는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은 장거리 탄도미사일·핵실험에 대한 미국인들의 공포와 촉박한 일정 등이 미국 협상 전략의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를 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위해 스웨덴에 왔던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등 북한 대표단이 6일 스톡홀름을 떠나 모스크바를 경유해 중국 베이징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측이 제안한 2주 내 재협상 가능성과 관련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이번 협상에서 양측이 두주일 후에 만날 의향이라고 사실과 전혀 무근거한 말을 내돌리고 있는데 판문점수뇌상봉(정상회담)으로부터 99일이 지난 오늘까지 아무것도 고안해내지 못한 그들이 두주일이라는 시간내에 우리의 기대와 전세계적관심에 부응하는 대안을 가져올 리 만무하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북한대사관을 나서면서 2주 이내에 스톡홀름으로 돌아와 다시 만나자는 스웨덴 측 초청과 관련, '2주 후에 다시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미국 측에다 물어보십시요"라고 답했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위해 스웨덴에 온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 등 북한 대표단이 6일(현지시간) 숙소였던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을 출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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