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對韓 수출규제 단행 3개월…피해 더 큰 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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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9-10-0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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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7∼8월 상대국 수출감소율 한국보다 두 배 늘어

한일 경제전쟁의 시작점인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단행이 오히려 한국보다는 일본에 더 큰 타격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이 한·일 양국 간 외교·정치 문제를 수출규제라는 경제보복 조치로 이어갔지만, 결과적으로 자충수가 된 셈이다.

일본은 지난 7월 1일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3개 품목의 대(對)한국 수출을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달 4일 이를 단행했다.

대한국 수출규제가 시작된 이후 3개월 동안 한국으로의 개별수출이 허가된 것은 기체 불화수소 3건,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1건, 포토레지스트 3건 등 7건에 불과하다. 반도체 업계가 주로 사용하는 액체 불화수소(불산액)는 단 1건의 수출허가도 나지 않았다.

글로벌 통상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이 3위 수출국인 한국으로의 수출을 제한하면서 스스로 자국의 수출을 더욱 줄인 것이다. 지난 7∼8월 한국의 대일본 수출 감소율은 -3.5%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일본의 대한국 수출 감소율은 한국의 두 배가 넘는 -8.1%에 달했다.

8월만 봐도 한국의 대일본 수출은 6.6% 줄어든 데 비해 일본의 대한국 수출은 이보다 큰 9.4%가 감소했다. 지난달 한국의 대일 수출액은 23억23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9% 감소했지만, 낙폭은 전월의 6.6%보다 줄었다.

수입 감소율은 7월 -8.4%, 8월 -8.2%, 9월 -8.6% 등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일 무역수지는 7월 16억6200만 달러, 8월 16억3500만 달러, 9월 14억9800만 달러 적자로 수출규제 전 월별 무역수지(10억∼20억 달러 적자)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

산업부 관계는 "3개 수출규제 품목의 대일 수입액은 1억8000만 달러로 전체 대일 수입액 117억1000만 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에 불과하다"며 "일본의 수출규제가 한국 무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수출 규제 이후 한일 양국 전체 수출에서 상대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한 결과도 오히려 한국에 유리하게 나타났다.

일본의 전체 수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월 6.3%, 7월 6.6%, 8월 6.9%로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5.1%, 5.5%, 5.1%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일본 소재를 수입하는 국내 대기업이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일본의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아직 한 건도 국내에 들어오지 못한 액체 불화수소(불산액)의 경우 "지난 1일 일부 생산라인에 국산 액체 불화수소를 투입해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최근 국산 액체 불화수소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조만간 생산라인에 투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이달 내 불산액 100% 국산화를 앞두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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