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대책에도 서울 주택 시장 안정 '미지수'…전문가들 "투자 신중"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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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9-10-0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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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집값 14주 연속 상승…일반아파트 실거주 기반 수요 지속

  • "저금리 따른 유동성 확대, 안전자산 선호에 수요억제 쉽지 않아"

  • "특정지역 겨냥 시그날 준 만큼 당분간 이상 급등 어려울 것"

  • 일부 분양 단지 청약 쏠림 전망 속 청약 대기 현상 가능성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택매매사업자 등에 대한 대출 규제 강화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10.1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이 안정 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번 대책이 정부와 업계에서 그동안 지적됐던 서울 집값 상승 주요 요인 관련 규제 방안을 담은 만큼 서울 집값이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과 서울 아파트를 안전자산으로 꼽는 시장 심리 등으로 수요 억제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서울 집값의 오름세는 계속될 것으로 관측도 만만찮게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이 불투명한 만큼 일단 관망자세를 보이는 게 필요하다"며 "낭패를 볼 수 있는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3일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서울 아파트 시장은 비이성적 과열로 흥분 초기 상태에 있지만, 실물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돈의 힘으로 밀어 올리는 유동성 장세 성격도 짙다고 볼 수 있다"며 "서울 시장은 작은 악재만으로도 가격 변동성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어, 수요층은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정부가 이번 방안을 통해 의도한 대로 서울 주택 시장이 안정될 수 있을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당장 서울 아파트 시장이 장시간 동안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2%포인트 오른 0.08%를 나타냈다. 이로써 서울은 지난 7월 첫째 주 이후 14주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강남구(0.1%→0.13%), 강동구(0.07%→0.08%), 서초구(0.07%→0.09%), 송파구(0.1%→0.14%) 등 강남 4구는 금주 상승폭이 일제히 확대됐다. 일대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신축 아파트는 물론 기존 일반아파트까지 전방위적으로 오름세를 보인 탓이 컸다.

강북권 역시 크게 올랐다. 광진구(0.13%)는 광장·구의·자양동, 마포구(0.11%)는 대흥·창전동, 성동구(0.08%)는 왕십리·금호동, 용산구(0.07%)는 산천·이촌동, 동대문구(0.07%)는 전농·답십리·용두동 위주로 각각 상승세를 보였다.

감정원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값은 저금리 기조 속에 풍부한 유동성이 시장에 지속 유입되는 가운데, 가을철 이사 수요, 집값 상승 기대 심리까지 더해져 상승폭이 확대됐다. 신축, 재건축,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단지 등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추세"라며 "다만 조사 기준일이 지난달 30일로, 1일에 발표된 정부의 보완방안 영향은 조사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 한 발짝 물러나면서도 집값 급등 지역을 정밀하게 겨냥하겠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준만큼, 서울 주택 시장이 단기간 폭발적으로 급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다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강남권이나 도심권 같은 일반아파트는 상한제 규제를 피해 꾸준한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또 저금리 기조 유지에 상한제 여부와 상관없이 재건축 저가 매물에 관심을 기울이는 투자수요도 꾸준히 형성될 것으로 보여 서울 주택 시장이 하락 반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상한제 적용 대상 제외가 유력해 보이는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개포주공 1단지의 경우 빠르면 연말 일반분양을 계획할 수 있게 돼, 입주민들도 일단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확실히 매물을 거둬들이려는 경향도 강해졌다"며 "재건축에 시선이 당분간 집중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반아파트 역시 실거주에 기반 한 수요층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집값이 쉽게 내려갈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청약 시장으로의 쏠림 현상이 우려된다는 시각도 있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재건축은 입주자 모집공고일을 앞당길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밀어내기식 물량이 내년 봄까지 한꺼번에 출시될 것"이라며 "서울의 경우 미달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낮은 점을 감안하면, 이후 상한제 적용에 따른 공급 감소를 우려해 많은 수요층이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이번 상한제 유예 방침은 단발성 대책에 불과하다. 집값 상승은 잠시 멈추겠지만 내년 4월을 전후로 청약 시장의 양상이 크게 바뀌기 때문에 단기간 청약 시장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특히 근본적인 공급 정책은 여전히 결여돼있어, 장기적으로 주택 시장이 다시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에서는 이번 대책으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관련 정부의 의지가 확실히 드러난 만큼 저렴한 분양가를 기대하고 상한제 적용 단지의 분양을 기다리는 청약 대기자들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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