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항문 통증‧출혈, 치질 아닌 ‘항문암’ 의심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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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19-09-2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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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문암 초기 증상 없어 치질로 오해 우려 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배변 시 피가 나면 흔히 치질을 떠올리지만 항문암일 가능성도 있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해 보인다.

항문 질환은 보통 심리적인 이유로 진료를 망설이다 치료의 적기를 놓치는 일이 많다. 항문에 생기는 질병은 치질과 항문열상, 염증 등 다양한데, 이 중 발생빈도가 적고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항문암의 경우 생소해 이상 징후를 잘 살펴야 한다.

◆치질, 방치하면 항문암 된다? No!

항문암은 말 그대로 항문에 생기는 암이다. 항문암이 진행되면 항문이나 직장에 출혈이 생긴다. 항문 통증, 배변습관 변화, 항문의 이물감, 항문 가려움증, 배변 후 잔변감 등 증상 또한 항문암의 대표적인 증상이지만, 항문암은 대개 초기 증상이 없다.

강상희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이 같은 증상들은 항문암만의 증상이 아니라 치루 등 다른 항문 질환에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질을 방치하면 항문암이 된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치질은 크게 치핵, 치열, 치루로 나뉘는데, 이들 중 치루는 항문암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키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치질과 항문암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가장 흔한 증상은 항문 출혈이 있다. 이 같은 증상이 있을 때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대장내시경검사 및 검진 등을 통해 치질의 악화를 예방하고, 조기에 암을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 항문성교 등 항문암 발병 위험↑

이 외에도 항문암은 항문 부위의 잦은 염증, HPV 감염, 항문성교 등이 대표적인 원인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든 암의 발생 원인인 흡연과 음주 또한 항문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항문암은 육안으로 관찰이 가능하며 수지검사로도 발견이 가능하다. 특히, 직장수지검사는 항문암을 조기에 발견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직장수지검사는 전문의가 환자의 항문에 장갑을 낀 손가락을 넣어 항문과 직장에 비정상적인 종괴가 만져지는지를 확인하는 검사다. 장갑에 묻어나는 대변의 상태나 출혈 유무도 함께 확인한다. 이때 암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조직검사를 통해 암을 확진한다.

◆방사선 및 항암화학요법으로 항문 최대한 보존

최근에는 치료법의 발달로 인공 항문(장루)을 피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과거에는 항문암으로 진단되면 항문과 직장을 절제해 인공항문을 만드는 것이 불가피했다. 최근에는 수술 대신 항문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도록 방사선 및 항암화학요법을 우선적으로 실시한다. 다만 어쩔 수 없이 1차 항암화학-방사선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한 암의 경우에는 절제술을 시행해야 한다.

강상희 교수는 “항문암은 국내에서는 극히 드문 암”이라며 “다소 은밀한 부위에 발생하는 암이기 때문에 말 못하고 쉬쉬하다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병원에 가는 것이 꺼려질지라도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병원에 가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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