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환심 사려던 日, 결국 봉되나..."미국산 옥수수 산다는 기업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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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9-2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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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산 옥수수 수입 약속, 미일 간 새로운 불씨 댕길 가능성↑"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미·일 무역협상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서 미국산 옥수수를 수입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일본 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작 옥수수를 구입하는 민간 기업들이 구매 의사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아베 총리의 미국산 옥수수 수입 약속이 미국과 일본 간 새로운 불씨를 댕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도쿄신문이 주요 6개 기업·단체를 조사한 결과 추가로 미국산 옥수수를 구매하거나, 앞당겨 수입하겠다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월 아베 총리는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을 계기로 지난달 26일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 자리에서 미국산 옥수수 275만 톤을 추가로 수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아베 총리는 해충 피해를 이유로 미국산 사료용 옥수수를 앞당겨 미리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아베 총리는 정부가 아닌 민간 차원에서 옥수수를 사들이겠다고 전했다. 

문제는 아베 총리가 업계와 사전 협의없이 미국산 옥수수 추가 구매를 약속했고, 정작 일본의 관련 업계는 옥수수를 수입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다. 

일본은 지난해 연 약 110톤의 사료용 옥수수를 미국으로부터 수입했다. 아베 총리가 약속한 새로운 수입량은 110톤의 약 4분의 1인 275만톤으로 약 600억엔(약 6650억 원) 규모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14개현 69개 기초자치단체(시정촌·市町村)이 사료용 옥수수에 대해 해충 피해를 봤지만, 모기 유충에 의한 옥수수 재배 피해가 새로 미국에서 옥수수를 수입할 만큼 크지 않아서 미국산 옥수수를 더 수입할 계획이 없었다.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JA전농)의 한 관계자는 "아베 총리가 미국산 옥수수 수입 이야기해서 놀랬다"며 "미국산 옥수수는 해충 피해를 입은 국내 옥수수와는 용도가 달라 대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미국산 옥수수를 수입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계속 정보를 수집하겠다"고만 말할 뿐 말을 아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일 무역협정 서명 후 양국 간 관계에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도쿄신문은 내다봤다. 옥수수를 생산하는 미국 중서부 농업지대는 내년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이다. 만약 일본 측이 옥수수를 수입하지 않는다면 옥수수 농가 농민들의 분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향할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미국산 옥수수를 대량 수입하는 약속을 하면서 미국에 '퍼주기'를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정작 일본이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일본산 자동차 관세 인하에 대한 미국의 확약을 받지 못해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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