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강국, 기술독립이 만든다]<밀크시슬⑤>토종기술ㆍ원료 활용도 낮아…국내 특허 활용 21.7%에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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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19-09-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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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구 시작 3년만에…고품질 기술 개발

  • 농진청 "수요자 맞춤 설명회 확대할 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간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밀크씨슬을 대체하기 위한 연구가 국내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활용도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들레‧엉겅퀴 등 토종원료를 이용한 고품질 기술이 개발된 만큼 시장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밀크씨슬은 서양 엉겅퀴의 일종인 허브과 식물이다. 밀크씨슬에 들어있는 핵심 성분인 ‘실리마린’은 간 세포막을 보호해 독성물질의 간세포 유입을 막고, 간세포 재생을 돕는 데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농촌진흥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밀크씨슬 추출물을 활용한 국내 건강기능식품 판매액은 연간 1000억원 규모다. 밀크씨슬이 간기능 및 소화기능 개선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이를 활용한 건기식 시장은 갈수록 성장하는 추세다.

그러나 국내에 사용되는 밀크씨슬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밀크씨슬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2015년에야 시작돼서 2000년부터 관련 연구성과를 축적해온 해외에서 원료를 사다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됐다.

밀크씨슬 연구개발이 다소 늦었음에도 의미있는 성과를 적잖게 냈다. 농진청은 국내 토종약초자원인 흰민들레와 엉겅퀴 등을 이용한 연구에 착수한 지 불과 3년 만에 간기능 저하 완화와 알코올성 위염‧위장관질환 예방, 비만 예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을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신유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박사는 “국내에서 헛개나무와 엉겅퀴, 민들레, 인삼, 귤피, 강황 등이 간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세포실험 결과 민들레와 엉겅퀴가 가장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며 “국내 토종약초자원인 흰민들레와 엉겅퀴로 간기능 개선 효과를 구명함으로서 밀크씨슬의 수입대체 효과가 크다고 판단해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농진청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흰민들레 뿌리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포함한 간기능 저하 증상 완화 또는 치료용 약학적 조성물 △엉겅퀴 및 흰민들레 전초 추출물을 함유하는 알코올성 위염의 예방‧개선 또는 치료용 조성물 △감초 및 노랑민들레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한 알코올성 위장관질환의 예방, 개선 또는 치료용 조성물 등의 기술 특허를 취득했다.

기술이전에도 성공했다. 농진청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건기식‧농식품 업체인 지리산흰민들레영토, 임실생약영농조합법인, 참선진녹즙, 마스터마인딩그룹, 명문약초원에 특허 받은 기술을 이전했다.
 

민들레 특허기술 이전[자료=농촌진흥청 제공]

활발히 진행되는 연구개발과 성과에도 국내 원료‧기술 활용이 매우 낮은 건 아쉬운 점이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 및 식품첨가물 생산실적에 따르면, 민들레에서 추출한 건기식 원료인 MR-10 민들레 등 복합추출물의 매출액은 10억원에 불과했다.

국내 제약사 및 건강기능식품 제조사 역시 국내 민들레‧엉겅퀴 추출물을 쓰는 곳을 찾기 어렵다. 일동제약은 프랑스산 밀크씨슬을 이용해 건기식 ‘마이니 간에다 밀크씨슬’을 판매하고 있다. 유한양행 뉴오리진 ‘밀크씨슬’은 인도산을 쓴다. GC녹십자웰빙 ‘간에 좋은 밀크씨슬 골드’는 폴란드산 밀크씨슬 추출물이 함유됐다. 일양약품에서 MR-10 민들레 등 복합추출물을 주성분으로 한 건기식 ‘포맨블랙’이 출시됐으나, 지난해 생산이 중단됐다.

때문에 국내 특허기술을 활성화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허청 등에 따르면, 국내 특허 활용 실적은 21.7%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국내 우수한 자원을 활용한 기술을 연구개발하기 전부터 현장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특허 출원 이후 곧바로 현장에서 활용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보다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도 요구된다.

농진청 관계자는 “수요자 니즈를 반영한 과제 기획과 우수 특허 창출을 위한 제도 개선 대책을 마련하고, 기술 분야별(식품, 기능성 등) 수요자 맞춤 기술설명회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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