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김현일 옵티팜 대표 "돼지몸서 인간이식 장기생산…'생명연장의 꿈' 머지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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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19-09-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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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질병 진단 국내 점유율 60%…독보적 1위

  • 세균먹는 '박테리오파지' 이종장기 '메디피그' 등

  • 미래기술 사업집중 바이오전문기업으로 확장 중

  • 상장후 유입 자금통해 시설투자…격차 벌릴 것

김현일 대표는 지난 4월 옵티팜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는 옵티팜이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사진=옵티팜 제공]
 

경기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고 치사율이 최대 100%에 달한다. 때문에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며, 한 증권사는 ‘돼지들에게 타노스가 나타났다’는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이 타노스에 맞서 싸울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그 가운데 옵티팜은 2000년 설립 후 관련 분야에서 역량있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옵티팜은 축산질병 진단과 동물약품 사업으로 시작해 최근에는 인체용 백신 및 이종장기개발사업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6일 충북 청주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에 위치한 옵티팜 본사에서 김현일 대표를 만나 옵티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물었다. 김현일 대표는 지난 4월 옵티팜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는 옵티팜을 글로벌 바이오 전문 기업으로 안착시키는 데 적극 나서고 있었다.

◆동물관련 사업에서 바이오 전문 기업으로 성장

“인체와 관련된 이종장기, 백신사업, 인체진단 사업 위주의 바이오전문 회사로 탈바꿈해 글로벌 생명공학회사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김현일 대표가 옵티팜을 소개한 한 줄이다. 옵티팜은 설립 8년 만인 2008년 동물질병 진단과 동물약품 분야에 진출했다. 특히 옵티팜은 동물질병진단 사업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60%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옵티팜에서 동물질병진단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평가센터는 2006년 11월부터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75개 질병, 197개 검사항목을 지정받아 혈청학적 검사, 항원 유전자검사(PCR), 미생물학적 검사, 병리조직학적 검사, 독성 검사 등 동물 질병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있다.

또 지난해 4월 환경부로부터 야생동물 질병진단기관으로 지정받아 동물질병 진단 사업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검사건수가 약 9000건으로서 2018년 한 해에만 35억원 매출액을 달성했다”면서 “올 상반기 17억원 매출 발생, 2019년 검사건수는 1만건을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옵티팜 동물약품사업부의 경우 다국적 백신사 및 국내수입업체 등으로부터 동물약품을 매입해 농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가격 및 제품의 품질이 보장되는 약품 공급을 위해 매출처 확대를 통한 추가매출 확보, 사입가격 인하를 통한 이익률 증대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옵티팜은 국내 최대의 동물 질병진단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에서는 동물용의약품의 항생제 내성검사, 효능검사, 함량검사 등의 데이터를 통해 효능이 검증된 동물용의약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약 66억원, 2019년 상반기 약 35억원 매출을 기록했으며, 전체매출의 약 50%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업부이다.

동물약품과 평가센터 등 매출사업부에서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종장기와 바이러스 유사입자(VLP)백신 연구개발에 매년 20억원 넘게 투자하고 있다.

옵티팜은 이 같은 수익 확보를 바탕으로 박테리오파지, 메디피그 사업 등으로 확장하며 사세를 키웠다. 박테리오파지는 세균을 잡아먹는 바이러스로,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할 강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차별화된 제품으로 해외 시장 진출도 나서고 있다”며 “필리핀은 현재 품목허가를 마쳤고, 태국은 올해 말에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올 하반기에 현지에서 제품판매가 가능할 전망이다. 

옵티팜은 2012년 인체용 백신 및 이종장기개발에 뛰어들며 바이오 전문회사로 탈바꿈한다. 그는 “기존 동물약품 및 동물질병 진단사업 위주의 동물관련 사업을 바탕으로 백신, 이종장기 등으로 확장해 첨단 바이오 전문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일 옵티팜 대표[사진=옵티팜 제공]

◆메디피그 사업으로 생명연장의 꿈 일군다

최근 의료용으로 최적화된 돼지(메디피그)에 대한 관심이 높다. 메디피그의 몸 안에서 인간에게 이식가능한 조직과 장기를 생산해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에게 이식하는 이종장기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메디피그 사업은 민간에서 진행하기 까다로운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인력과 많은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사람의 생명에 대한 모기업의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메디피그 연구에 도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모기업인 이지바이오그룹은 농축산 기반 산업을 주축으로 하고 있고, 특히 돼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면서 “돼지를 이용한 축산뿐만 아니라, 사람의 생명까지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옵티팜을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2006년 미니피그를 도입할 당시 미국 싱클레어리서치센터의 유카탄미니피그가 인체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고, 센터로부터 미니피그를 도입하면서 메디피그사업을 적극 추진하게 됐다.

김 대표는 “메디피그를 도입해 연구개발을 진행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다”면서 “지금까지 단 하나의 목표인 생명연장의 꿈을 이루기 위하여 여기까지 달려왔고, 앞으로도 인체 생명연장의 꿈을 이룰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개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경쟁 우위를 바탕으로 가능성 높은 사업 집중 추진

김 대표는 옴티팜 성장 전략에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  그는 “바이오 사업 분야는 매우 다양한데, 그중에서도 옵티팜은 현재 가지고 있는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실패 가능성이 적으면서도 성공 가능성이 높은 사업부문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꼽는 대표적인 사업이 박테리오파지 사업과 백신 개발, 메디피그를 바탕으로 한 이종장기원료동물 개발이다.

김 대표는 “추가적으로 국내 우수 연구인력을 지속적으로 선발해 연구과제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상장 이후 유입된 자금을 이용해서 시설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 기존 경쟁업체와의 격차를 더 벌리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첨단재생의료법 통과에 대한 의견도 물었다. 향후 바이오 산업에서 첨단재생의료법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법률 제정으로 유전자치료, 줄기세포 치료 등 첨단재생의료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이 포함되는 기틀이 마련됐다”면서 “특히 옵티팜이 연구개발하고 있는 이종장기이식에 대한 임상시험을 할 수 있는 법적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이 큰 성과라고 본다”고 짚었다.

◆'박테리오파지’ 해외 진출 박차…이종장기 미·중·일 공동 연구

옵티팜은 해외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무엇보다 박테리오파지와 이종장기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옵티팜은 올해 박테리오파지 사업 매출 본격화에 이어 2021년에는 이종장기 시장에서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박테리오파지의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지난달 3년 만에 신규 제품 출시를 했다”면서 “신규 제품은 기존 제품 대비 효과적으로 대장균 및 살모넬라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 제품으로서, 국내외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종장기 연구개발도 해외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종장기 연구개발은 국내 최고전문가들로만 연구 협력을 진행했지만, 향후 글로벌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옵티팜에 따르면 최근 들어 중국, 미국 등에서 연구진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해외학회 참석 등을 통해 해외 전문가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도 김 대표는 인터뷰가 끝난 직후 미국에서 찾아온 연구진을 만나기 위해 이동했다.

그는 “최근 중국에서도 옵티팜의 형질전환돼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에서도 미국 현지 법인 설립 제안을 받는 등 해외 진출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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