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비상] "국가재난상황 선포해야…8조 양돈업 붕괴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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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9-09-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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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사율 100%의 치명적 전염병…"기존의 방역체계로는 안돼"

  • 서울대 문정훈 교수 "준전시 상태 가정하고 과감한 정책 필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경기도 파주시에 이어 연천군에서도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견됐다고 18일 밝혔다. 의심 신고된 연천군 백학면에 있는 농장은 돼지 2,000여 마리를 사육 중이다. 이로써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이미 2건이 발생했다.

ASF는 치사율이 100%인 데다가, 백신도 개발되지 않은 질병이다. 최근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확산하면서 돼지고기 가격 폭등을 불러오기도 했다.

ASF의 파괴력을 고려할 때 국가재난 사태 수준으로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농경제사회학부의 문정훈 교수는 지난 17일부터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위험성에 대해 여러 차례 게시물을 올리면서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문 교수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제대로 막지 못하면 8조 규모에 달하는 양돈산업은 물론이고 수십조에 달하는 관련 산업도 붕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될 경우 우리나라 경제 전체가 큰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서민들의 먹거리도 위협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게시물에서 "최악의 경우 신선육 냉장 삼겹살은 30년간 먹기 힘들게 될지도 모른다"라면서 "정부는 국가재난을 선포하고 지나치다고 생각될 정도까지 방역하지 않으면 이를 도저히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아직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으로, 기존의 방역 체계로는 어쩌면 전혀 막을 수 없는 질병일 수도 있다면서 정부가 '준전시'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과감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교수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것은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몰고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는 "양돈업은 생산액 기준으로 2016년부터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식품 산업이며, 규모는 무려 8조에 육박한다. 게다가 양돈업이 무너지면 사료 산업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뿐만아니라 돼지고기 가격의 급등으로 삼겹살, 돈가스 등의 소비가 줄면 외식산업까지 붕괴하면서 서민경제에도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돼지고기 소비대국인 중국에서도 ASF 발생한 만큼 전 세계적으로 돼지고기의 가격상승은 불가피해지게 되고, 결국 국내생산이 급감하는 경우 우리나라 서민들이 신선한 냉장육 돼지고기를 못 먹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문정훈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

문 교수는 이런 끔찍한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국가재난상황을 선포하고 과감히 방역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문 교수는 △ASF 매개체가 되는 멧돼지의 개체 수 줄이기 △잔반사료 금지 △ASF 발병 농장 수십 킬로 내 돼지 전수 폐사 △ASF 발병농장 출입했던 사료·분변 차들이 방문한 적이 있는 농장들 무조건 한 달 동안 폐쇄, 해당 농장의 돼지 전수 폐사 △농장 내 외국인 노동자의 비중 줄이기 △공항 및 항만 내 검역 수준 최고 수준 강화 등의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제안한 것들이 지독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초동 진압을 확실하게 하지 못하면, 눈앞에서 한 산업이 붕괴하는 것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현재 방역 당국이 나름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넘어서서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노력을 더 하면 더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을 더 해도 0.0001이 열리면 실패하는 게 방역이다"라면서 "완전히, 확실히 차단해야 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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