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일대일로' 언급 없는 아프간 결의안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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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9-1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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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신 '지역적 연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는 문구 포함...中 양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중국이 추진하는 신 실크로드 경제권 건설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문구를 포함하지 않은 아프가니스탄 결의안을 채택했다. 미·중 간 충돌 속에 중국이 한 발짝 양보함으로써 극적으로 채택된 것이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NHK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아프간에서 유엔의 정치적 임무를 연장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중국이 요구해온 1조 달러(약 1191조원)를 투입하는 일대일로에 대한 언급을 결의안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다만 결의안에는 '지역적 연결이 필요하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이는 일대일로 언급이 빠지는 대신 넣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과 러시아가 일대일로 문구를 결의안에 삽입하자고 한 것과 관련해 미국 등 다른 안보리 회원국들과 대립해 오다 '일대일로 ' 대신 지역적 연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는 문구를 결의안에 포함한다는 조건 아래 극적으로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자국의 정치적 우선순위를 강조하는 국가 때문에 아프간을 더욱 효과적으로 도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국가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유엔아프가니스탄지원단(UNAMA) 활동기한을 1년 연장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계획이었다. UNAMA는 아프간의 안정과 평화 사회 구축을 돕기 위해 2002년 3월에 설립돼,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UNAMA의 임기 연장에 관한 결의안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한 지역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들어있었고, 중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 나아가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언급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올해 3월 임기 연장 결의안이 다시 상정되었을 때 미국이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협력'이라는 단어를 넣는 것을 거부했다. 조나단 코언 유엔 주재 미국 대리대사는 일대일로 사업이 아프간과 오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부패, 비리, 국가 채무 부담 등 많은 문제가 있다며 중국은 평화와 안전에 중점을 둬야지 사리사욕을 채우는 일대일로를 부적절하게 밀어붙여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후 일대일로 문구 삽입 문제로, 결의안은 결렬됐다.

전날에도 결의안을 두고 중국 러시아와 미국 등 다른 이사국들과의 의견 충돌이 일어나 결의안이 불발로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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