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난민 위한다던 '역세권 청년주택', 보증금·임대료 너무 높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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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9-09-16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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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세권 청년주택 임대료 주변 오피스텔 시세와 비슷한 수준

  • 원룸에 대비 보증금 두 배 이상 높아 "주거 취약 청년층이 접근하기에는 임대료 허들 高"

2019년 1차 역세권 청년주택 



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의 보증금과 월세가 청년 주거비 부담 완화란 당초 취지와 달리 과도하게 책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역세권 청년주택과 비교했을 때 주변 단독·다가구 월세가 절대적으로 저렴할 뿐만 아니라 일부 타입은 주변 신축 오피스텔과 유사한 임대료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서울시가 역세권 청년주택 보증금 및 월세 수준이 주변 임대료 시세의 85~95%로 낮다고 발표한 것과는 다른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역세권 청년주택이 청년들의 주거 질을 높이고 주거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역세권 청년주택은 제대로 살 집 없어 떠도는 '청년 난민'보다는 기존에 오피스텔의 월세를 감당하며 살고 있던 이들만을 위한 '정책 상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17일 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의 청약접수가 시작된다. 공공임대를 제외한 공공지원민간임대의 임대료는 보증금 3640만~1억1280만원, 월세 29만~78만원으로 책정됐다.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료는 서울 오피스텔 평균 임대료와 유사하거나, 일부 타입에서는 가격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제공 및 중개 포털 '직방'이 역세권 청년주택과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오피스텔의 평균 임대료를 비교한 결과, 전용 30㎡이하는 역세권 청년주택이 보증금은 높고 월세는 낮은 수준이지만 전용 30~40㎡이하는 보증금과 월세 모두 역세권 청년주택이 서울 평균 오피스텔에 비해 높게 임대료가 책정돼 있다.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오피스텔의 평균 임대료는 전용 20㎡이하 보증금 2723만원, 월세 44.36만원, 전용 20~30㎡이하 보증금 2947만원, 월세 51.65만원, 전용 30~40㎡이하 보증금 3707만원, 월세 61.65만원이다.

흔히 원룸이라고 불리는 단독·다가구의 올해 서울 평균 임대료는 역세권 청년주택에 비해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계약면적 20㎡이하의 단독다가구 임대료는 평균 보증금 1551만원, 월세 35.44만원으로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보증금 비율 30%와 비교하면 보증금은 절반 이하고 월세는 비슷한 수준에 거래가 이루어졌다.

계약면적 20~30㎡이하는 역세권 청년주택이 단독다가구에 비해 보증금은 두 배 이상, 월세는 10만원 이상 높고 30~40㎡이하는 보증금은 최대 3배 이상, 월세는 20만원 이상 높다. 면적이 커질수록 단독다가구의 임대료와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료 격차는 더 커졌다.
 

출처: 직방


월세를 보증금으로 환산한 환산전세금으로 비교했을 때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환산전세금을 비교한 결과 역세권 청년주택은 서울의 단독·다가구 월세거래가격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또 오피스텔과 비교해도 전용 20㎡이하만 낮은 수준이고 20㎡초과 규모에서는 역세권 청년주택이 더 높거나 신축 오피스텔과 비슷한 임대료 수준이다. 전용 30~40㎡이하는 전체에 비해서는 약 6000만원 높게 임대료가 책정돼 있다.

17일 청약접수를 시작하는 ‘어바니엘 위드 더 스타일 충정로’의 공공지원민간임대의 임대료는 인근 지역과 서울시의 올해 거래된 월세 임대료에 비해 높은 수준은 아니다. 다만 전용 20㎡이하만 평균 거래가격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 그 외 면적은 거래가격과 비슷한 수준에 임대료가 책정돼, 서울시에서 발표한 것처럼 시세의 85~95% 낮다고 보기는 어렵다.

직방 관계자는 “오피스텔의 월세거래가격과 비교할 때 일각에서 주장하듯이 과도하게 높은 수준의 임대료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다만 서울시에서 청년들의 주거 질을 높이고 주거 비용을 낮춰 주는 효과는 기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역세권 청년주택은 주거비 부담이 큰 ‘주거빈곤층’ 등의 주거 취약계층이 대상이 되기보다는 기존의 오피스텔 월세를 감당할 수 있는 청년계층이 수평 이동할 수 있는 다양한 주거상품의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서울시의 정책 목표인 ‘청년난민’, ‘열악한 주거환경개선’, ‘청년들의 주거비경감’ 등에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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