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에 리비아 모델 제시는 큰 잘못"...北비핵화 협상 속도 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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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9-1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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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턴 경질 이어 리비아 모델도 부정…북미회담 진전 주목

  • 트럼프, 볼턴 후임으로 켈로그·훅·와델 등 3명 거론

미국이 6월 판문점 회동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북한 달래기'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극도로 거부해온 '리비아 모델'을 부정하며 유화의 손길을 내밀면서 향후 비핵화 협상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볼턴 전 보좌관의 강경 노선과 잘못된 대북 접근법 때문에 경질됐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불쾌감을 주는 매우 큰 실수를 한 뒤 해임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것은 매우 큰 잘못"이라면서 "그것은 좋은 언급이 아니었다"고 평했다.

이어 그는 "카다피에게 일어난 일을 보라"며 "그것은 우리가 차질을 빚게 했다"고 말했다. 볼턴 전 보좌관에 대해 "존은 터프가이로 알려졌다. 나보다 불필요하게 너무 터프하다"고 지적했다. 

볼턴 전 보좌관이 북한의 비핵화 방안으로 제시한 리비아 모델은 '선(先) 핵포기, 후(後) 보상'이다. 볼턴 전 보좌관이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언급했으나 북한은 거부감을 내비쳤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전 보좌관이 이를 골자로 한 리비아 모델을 수차례 강조해 북한에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언급하는 빌미를 제공했다며 맹비난했다.

리비아는 2003년 3월 당시 지도자였던 무아마르 카다피가 모든 대량살상무기의 포기 의사를 밝히고 비핵화를 이행했지만 2011년 반정부 시위로 권좌에서 물러난 뒤 은신 도중 사살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우). [사진=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전 보좌관이 리비아 모델을 언급했을 때 우리는 매우 심하게 퇴보했다"고 재차 언급하면서 "그가 리비아 모델을 언급해서 저지른 실수는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또 볼턴 전 보좌관의 발언에 대한 김 위원장의 반응과 관련해 비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김 위원장이 볼턴 전 보좌관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했다"며 "볼턴 전 보좌관의 발언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 한국 사이에 있고,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국민을 갖고 있다"며 "나는 정말로 믿을 수 없는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북한이 엄청난 뭔가가 일어나는 것을 보길 원한다고 진심으로 믿는다. 이것은 가장 믿을 수 없는 일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며 "여러분이 긍정적인 측면에서 한 나라를 본다면 이것은 이제껏 가장 믿을 수 없는 실험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의 후임으로 일할 국가안보보좌관 후보군과 관련해서 5명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공화당의 친(親) 트럼프계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폭스뉴스 방송에 "대통령이 내게 말한 이름들"이라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인 퇴역 장성 키스 켈로그, 국무부 이란특별대표인 브라이언 훅,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릭 와델 등 3명을 후보군으로 거명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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