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조업 침체 주범은 자동차?...세계 경제 역풍 우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문은주 기자
입력 2019-09-10 18:1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올해 자동차산업 PMI 50 미만...제조업 타격

  • 경기 하방 전염 강해...신흥시장 타격 불가피

부진한 제조업 경기가 글로벌 경기둔화의 요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자동차 산업이 제조업 경기하방을 견인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비교적 충격 흡수가 가능한 선진국과 달리 신흥시장이 타격을 받을 경우 세계경제에도 역풍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금융정보업체인 IHS마킷이 조사한 생산재, 기계, 장비, 금속 등 전체 IHS글로벌 제조업지수는 4개월 연속 50을 밑돌았다.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경기확장과 위축을 가른다.

FT는 제조업 경기가 6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고 전했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수출이 감소하면서 제조업 분야가 타격을 입은 것이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애덤 슬래터는 “세계 무역량이 감소하면서 제조업 경기하방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제조업 경기를 둔화시킨 배경으로는 자동차산업의 위기가 꼽힌다. IHS글로벌 자동차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올해 들어 50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 7월 기준 자동차 부문 PMI는 45~46에 머물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 이후 네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제니퍼 맥권은 "2017년 말 정점에 달한 이후 글로벌 제조업의 경기둔화 절반 이상은 기계와 금속, 자동차가 주도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기업에 대한 평가절하도 이어지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미국 간판 기업인 포드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 등급인 기존 'Baa3'에서 투기 등급인 'Ba1'으로 한 계단 하향 조정한 게 대표적이다.

무디스는 구조조정 계획 실패로 수익과 현금 창출 능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앞서 포드는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전 세계 사무직 근로자의 10분의 1 수준인 7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유럽 소재 공장을 폐쇄하고 역내 1만2000명을 감원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도 추진하는 중이다.

수익 압박은 포드만 받는 게 아니다. 또 다른 미국 기업 제너럴모터스(GM)와 독일 다임러도 최근 비용절감에 나섰다. 미·중 무역전쟁은 물론 자율주행차와 전기차로의 전환, 중국발 수요 둔화 등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자동차 회사의 문제 행동도 자동차산업에 영향을 준다. 독일 폭스바겐이 대표적이다. 유럽 자동차시장은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 당시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닛산자동차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인해 한국 내 일본 불매운동이 불거진 데 영향을 받아 한국 시장 철수설이 나온 데 이어 보수 부정수령 의혹을 받는 사이카와 히로토 사장이 사의를 밝히면서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문제는 이런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FT는 자동차 산업의 부진이 유럽에서 시작되더라도 전 세계에 확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흥시장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나마 경제대국은 충격을 흡수한 뒤 회복하는 데도 무리가 없지만 필리핀과 베트남, 브라질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미·중 통상 갈등에 더욱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사진=AP·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