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기후변화에 2060년 사과 산지 대구→강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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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곤 기자
입력 2019-09-1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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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진청, 고온에서도 맛·색 잘 드는 '아리수' 개발

  • 저온저장 50일까지…탄저병·갈색무늬병에도 강해

2060년이 되면 우리가 먹는 사과의 산지는 모두 '강원도' 산이 될 전망이다. 기온이 높아짐에 따라 재배지가 위로 올라갈 수밖에 없어서다.

지난달 환경부는 기상청의 기후 시나리오를 활용해 전국 229곳의 지자체를 대상으로 2021~2030년 폭염 위험도를 평가해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수준에서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63%가 '폭염 고위험' 지역이 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온실가스 저감 없이 현재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경우를 전제로 한 RCP 8.5를 적용할 경우, 높음 이상 지역은 145곳(매우 높음 72곳·높음 73곳)에 달했다.

다만 온실가스 저감 정책이 실현되면 다행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기온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 시나리오를 사과에 대입하면 2060년쯤 사과 산지는 강원도뿐이며, 2090년이 되면 이마저도 사라진다는 결과다.
 

기후변화 시나리오(RCP 8.5) 적용 ‘사과’ 재배지 변동 예측지도. [자료=농촌진흥청]



박교선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소장은 "기온 상승에 따라 과거 대구 인근이었던 사과 주산지는 현재 경북 북부로 올라갔고, 미래가 되면 강원도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농진청은 고온에서도 빨갛게 색깔이 잘 들고 저장성이 우수하면서 맛있는 추석용 품종인 '아리수'를 개발했다. 현재 추석용으로 인기가 높은 홍로와 함께 과수 농가 수익에 보탬이 될 것으로 농진청은 기대한다.

아리수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 사과보다 고온에서 발육이 잘 된다는 것이다. 흔히 사과는 생육기 기온이 높아질수록 사과 품질이 나빠진다. 이 때문에 사과의 재배지가 꾸준히 북상하고 있다.

박 소장은 "기존 사과 재배지역은 생산된 사과의 착색과 저장성 불량, 낙과 발생으로 품질이 불량해진다"며 "기존 사과 생산 지역의 재배면적 감소, 작목전환 등으로 사과 산업이 흔들릴 뿐만 아니라, 기존 재배자의 작목 전환 등 어려움을 예상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아리수는 기존 사과 재배지역에서도 색깔이 잘 들고 낙과가 없으며 저장성이 우수해 고품질로 생산이 가능한 품종"이라고 설명했다.

병충해에 강한 것도 아리수의 장점이다. 국산 품종인 '홍로'에 비해서는 탄저병과 갈색무늬병에 강하다. 그래서 장마 시기에 집중 방제를 하면 1~2회 약제 살포 횟수를 줄일 수 있다.

박 소장은 "동일 출하 시기의 홍로 품종보다 낙과(과일 떨어짐)가 훨씬 적어 낙과방지제 살포를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며 "마찬가지로 꽃 솎기 등 결실관리에서도 노동력이 매우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고품질의 품종 생산은 후지나 쓰가루, 썸머킹 등 외국산 품종을 대체할 수 있는 효과도 가져온다. 특히 농진청은 노동력이 적게 드는 일본산 품종인 '후지'를 대체할 수 있는 고품질 만생 품종, 건강 기능성이 높은 안토시아닌 사과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박 소장은 "우수한 국내 육성 품종을 외국에 등록 후 로열티를 받을 수 있도록 국외 출원, 국외적응성 시험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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