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과학관, 조선시대 장영실 자동물시계 ‘흠경각옥루’ 581년 만에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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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19-09-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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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과학관은 조선시대 최첨단 자동물시계 장영실 흠경각옥루를 복원하는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흠경각옥루는 조선시대 임금을 위한 자동물시계다. 1438년 세종 대에 처음 만든 지 581년 만에 복원됐다.

흠경각은 이미 완성된 보루각의 자동물시계(자격루)와 경복궁 후원 간의대(簡儀臺)의 천문 의기가 멀리 떨어져 있어 시시때때로 편리하게 관측하기 어려워 이를 해결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자동으로 작동하는 천문시계인 옥루를 설치했던 건물이었다.

연구책임자 윤용현박사(국립중앙과학관 과학유산보존과장)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과학문화융합콘텐츠연구개발사업’ 일환으로 ‘장영실 자동물시계 옥루의 전시콘텐츠 개발 및 활용 연구’를 3년간 진행해 21세기에 흠경각 옥루를 재탄생시켰다.

흠경각 옥루 복원연구는 국립중앙과학관이 주축이 돼 고천문학자, 고문헌학자, 복식사학자, 조경사학자, 고건축학자 등이 협력해 문헌, 천문의기, 복식, 수목, 건축 등 고증을 거쳐 원형에 충실하도록 했다.

연구진은 흠경각기가 동문선, 신증동국여지승람, 어제궁궐지 등에도 실려있음에 주목하고 서로 대조해 세종실록에 수록된흠경각기에 잘못된 글자들이 있음을 밝혀내어, 그간 몇몇 학자들이 주장 한 흠경각옥루의 겉으로 드러나 작동하는 시보장치가 4단으로 이뤄진 자동물시계가 아니라 5단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를 복원에 적용했다.

1438년 완성된 흠경각옥루는 혼의(혼천의)와 기계시계장치가 결합된 천문시계로 조선후기 이민철의 혼천의나 송이영의 혼천시계의 원형이 되는 한국의 시계 제작사에 있어서 큰 획을 긋는 자동물시계 이다.

옥루는 1434년에 만들어진 자격루와 제작 의도와 내구 구조가 전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자격루가 당시 조선의 표준시계로서 시각의 정밀도에 제작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흠경각옥루는 가산의 농경생활을 통해 하늘이 정해주는 시각의 중요성, 즉 천문과 지리와 인간의 조화를 추구하는 철학적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흠경각옥루는 조선 신유교의 사상, 중국의 수차 동력장치, 이슬람의 구슬을 활용한 인형 구동장치 등 세계 각 국의 선진의 과학기술을 한국의 정치사상에 융합시켜 탄생시킨 과학적 기념물이라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과학관은 전했다.

흠경각 옥루는 자동물시계에 태양 운행 장치를 결합해 작고 정밀하게 만든 것으로, 시(時)·경(更)·점(點)을 모두 청각과 시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었다.

그와 더불어 기기(欹器)를 설치하고 빈풍도를 벌려 놓아서 천도(天道)의 차고 이지러지는 이치를 보고 백성이 농사짓는 어려움을 볼 수 있게 했는데, 이는 당시 백성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농본정치의 최우선으로 하는 세종의 꿈을 담은 것이다.

이런 흠경각의 설치는 세종이 추구한 7년에 걸친 대규모 천문의기 제작 사업이 완성됐다는 선포였으며, 하늘을 본받고, 시의에 순응하며, 공경하는 뜻을 극진히 하고, 백성을 사랑하고, 농사를 중히 여기는 인후한 덕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천명한 기념물이었다.

정병선 국립중앙과학관장은 “세계 기계시계발달사에 한 획을 긋는 흠경각 옥루가 600여년만에 복원 된 것은 국민들에게 자긍심 고취는 물론 관련분야 전시산업 육성 및 해외 전시를 통한 과학한류 확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국립중앙과학관에 옥루의 핵심 과학원리를 국민께 보여 줄 수 있는 전시기법을 시도하기 위한 노력을 강구하는 것은 물론 이번 연구 결과가 실제로 활용될 수 있도록 문화재청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선시대 자동물시계 장영실 흠경각옥루[사진=국립중앙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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