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해석의 최고 권위자’ 안드라스 쉬프 “그는 너그러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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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19-09-0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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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월 내한 앞둔 쉬프 "베토벤에 대한 배움은 현재 진행 중·열정소나타 연주 때는 사투"

[베토벤 해석의 최고 권위자로 불리는 헝가리 출신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가 느끼는 베토벤은 따뜻했다. 연주하는 그의 표정에서도 잘 나타난다. 사진=마스트미디어 제공]

“내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음악을 연주할 때 그는 나에게 작곡가 그리고 한 인간으로 다가온다. 그가 아주 너그러운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모든 작곡가가 이렇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베토벤 해석의 최고 권위자로 불리는 헝가리 출신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가 느끼는 베토벤은 햇살처럼 따뜻했다. 베토벤은 그의 작품을 통해 쉬프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를 귀담아들은 쉬프는 ‘베토벤의 마음’을 연주한다.

쉬프는 2020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베토벤 월드투어’에 나선다. 오는 10월 중국 베이징을 시작으로 상하이, 일본 도쿄와 오사카를 거쳐 11월에는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쉬프는 오는 11월12일에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2, 3, 4번을, 13일에 아트센터인천에서 피아노 협주곡 1번과 5번 ‘황제’를 연주한다. 아시아에서 시작되는 월드투어를 통해 '베토벤 전곡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피아니스트들의 교과서’라는 명예로운 별칭을 갖고 있는 거장의 연주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내한 공연을 앞두고 ‘아주경제’와 서면 인터뷰로 만난 쉬프는 “내가 한 작곡가에 깊이 몰두할 때, 육체적 그리고 정신적으로 그 작곡가와 같다고 느끼기 시작한다. 베토벤도 마찬가지로 나를 다른 사람으로 변화 시킨다. 변화의 방향이 나쁜 쪽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웃으며 말했다.

1953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난 쉬프는 다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90여장이 넘는 음반을 낸 쉬프는 그래미상 최우수 클래식 독주 부문상과 앨범상을 비롯한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2004년부터 베토벤 소나타 연주를 20여개 이상의 도시에서 선보인 쉬프는 피아니스트의 피아니스트다.

베토벤과 함께 수십 년을 함께 한 거장은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쉬프는 “베토벤과 같은 위대한 작곡가의 경우에는 언제든지 그의 음악을 통해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절대 그의 음악의 구성요소들을 숙달했다고 말할 수 없다. 이러한 배움은 항상 진행 중이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작품 번호 28번, 109번 같이 매우 자연스럽게 익혀지는 곡들도 있었지만, 열정 소나타를 포함한 다른 작품들은 매우 치열한 사투를 벌여야 했다. 연주할 때마다 다소 다른 느낌이 드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베토벤에 대한 ‘깊은 이해’는 ‘깊은 애정’으로 이어졌다. ‘만약에 베토벤을 만난다면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나?’는 질문에 쉬프는 “너무나 존경하는 음악가여서 눈앞에 있다면 떨려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소년처럼 답했다.
 

[Andras-Schiff-e-Cappella-Andrea-Barca-ⓒ-Priska-Ketterer3 사진=마스트미디어 제공]

1999년 쉬프가 창단한 ‘카펠라 안드레아 바르카’는 오케스트라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세계적인 명성의 독주자들과 실내악 연주자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소규모 앙상블 작품부터 교향곡 레퍼토리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들을 연주해왔다.

이번 한국 공연에 함께 한다. 20년 동안 함께 만들어온 깊이 있는 연주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쉬프는 “ ‘카펠라 안드레아 바르카’는 나에게 가족과 같은 오케스트라이다. 우정을 기반으로 한 연주단체이기 때문에 좋은 음악가가 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서로를 사랑하고 함께하는 것을 즐겨야만 한다. 대부분의 단원들은 나이가 많고 원숙한 연주자들이지만 마음만은 젊고 풋풋하다”고 소개했다.

2008년 첼리스트 미클로슈 페레니와의 듀오 리사이틀로 한국에서 첫 공연을 했던 쉬프는 이후 꾸준히 국내 관객들을 만났다. 2018년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과의 협연 무대를 선보였다.  쉬프가 오는 11월 베토벤과 함께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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